[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1. 통나무에 남자들이 매달려 있다. 이를 지켜보는 건 여섯 명의 여성 리더들이다. 여왕벌이라 부른다. 더 나은 수컷이라는 걸 증명하는 시간이다. 18명의 수컷들은 안간힘을 다해 버틴다. 무려 40분 넘게 버틴 수컷이 있다. 여왕벌들은 전략적으로 가장 매력 있는 수컷을 고른다. 어디가 작위적인 듯 불편한 잔상을 남긴다.

#2. 배우 박주현과 진서연, 설인아, 유이는 이를 악물고 있다. 전신운동인 버피테스트에 몰입했다. 유이는 비록 느리지만, 가장 완벽한 자세로 멈출줄 모르고, 설인아는 빠르게 기록을 세웠다.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는 네 명의 배우는 성실과 끈기로 도전에 임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도전에 응원하고 싶어진다.

첫 번째는 웨이브에서 론칭한 ‘여왕벌 게임’의 한 장면이다. 통나무에 매달린 남성들을 고르는 모습이다. 여성우월주의와 페미니즘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큰 비판을 받았다. 아무리 여성 리더를 강조하는 그림이라 하더라도, 불편함을 야기할 대목이 분명히 있다. 남성 팀원과 여성 리더 사이의 관계성, 각종 정치질과 음모, 남성들의 땀냄새 짙은 몸싸움, 여성 리더의 지략대결 등 볼거리가 많음에도 시작도 전에 논란에 휩싸여 의미가 퇴색됐다.

tvN ‘무쇠소녀단’은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하는 네 여배우의 여정을 담았다. 운동을 즐기긴 하나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배우들이 육상과 사이클, 수영을 배워가는 과정이 담겼다. 매우 어려운 체력테스트임에도 네 여배우는 빼는 것 없이 악으로 깡으로 부딪힌다. 이들이 흘리는 구슬땀과 진정성에 뭉클함이 밀려온다.

중요한 건 자연스러움이다. 의도성이 대중에 읽히면, 매력이 반감되고 흥미가 떨어진다. ‘여왕벌 게임’은 여왕벌과 수컷으로 구분하고, 여성들은 휘향차란한 매력을 보여주는 반면 남성들은 흰색의 유니폼만 입고 있는 등 구도만으로 의도가 엿보였다. 성별로 계급의 차이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매력이 떨어졌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여성서사를 만든다고 해서 칭찬받고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 더 자연스럽게 높은 퀄리티의 작픔으로 만나야 한다. ‘여왕벌 게임’은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보기 불편했다. 차라리 ‘무쇠소녀단’은 이를 악물고 뛰는 선수들에 감동하게 된다. 얼마나 자연스러운 작품을 만드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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