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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황정음 서현진 민아 등 ‘짠내’나는 여주인공들이 로맨틱코미디물로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다.

과거 로맨틱코미디물에선 청순가련형의 ‘캔디녀’가 득세했다면 최근 작품에선 ‘흙수저’에 가까운 여주인공들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인기리에 방송중인 tvN 월화극 ‘또 오해영’의 서현진,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의 걸스데이 민아를 비롯해 25일 첫방송하는 MBC ‘운빨 로맨스’의 황정음이 녹록치 않은 환경속에서도 긍정의 에너지로 고군분투한다.

‘또 오해영’의 서현진은 학창시절 잘나고 예쁜 동명이인의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투명인간 같은 시절을 보내고 트라우마를 겨우 극복하고 살만 할 때 인생의 악재가 잇달아 밀려오는 인물이다. 결혼식 전날 차이고, 동기들이 승진할 때 혼자 인사에서 물먹고 집에서도 쫓겨나 쪽방에 굴러들어온 보통 여자지만 더 웃고 밝고 유쾌하게 산다. ‘옆집 남자’ 박도경(에릭 분)이 마음에 들어오면서 화끈한 ‘돌직구’로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등 현실적인 연애이야기로 여성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박도경의 유리창을 깬 것과 스탠드 선물받은 걸 핑계로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건넸고, 박도경에게 또다른 오해영과 만나지 말라며 자신의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다시 만나지 마요. 싫어.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여자랑 그쪽이 만나는 거. 그쪽도 저주할 거 같아. 둘이 사귀었던 것도 화나. 그러니까 만나지 마. 난 그쪽이 싫어하는 사람 같이 싫어해 줄 거야. 엄청 증오해줄 거야. 내가 좋아하니까. 좋아하면 그러는 거야”라고 말했지만 박도경은 “아무한테나 함부로 들이대지 말랬지? 사귈 가능성이 있는 놈한테 들이대라고. 내가 변태야? 이 오해영, 저 오해영 만나게”라고 모진 말을 퍼부었다. 자신이 박도경과 결혼을 약속한 오해영과 같은 이름이어서 잘해 준거냐고 따지듯 묻다가 “짠해서 그랬다”는 대답에 “나 보면서 오해영 생각나서 잘해준 거 아니면 됐어. 짠해서 불쌍해서 잘해준 거면 됐어. 그것도 감정 있는 거니까. 바보. 감정 불구. 언젠가 나 때문에 울 거야. 울길 바래”라며 마지막 감정까지 토해냈다.

24일 방송에선 자신의 귀가를 신경쓰던 박도경이 “왜 집에 안들어오는 건데?”라고 묻자 “신경쓰이라고”하며 답한 뒤 들어오라는 박도경에게 “보고 싶다고 말해봐. 그럼 들어갈게”라는 ‘밀당’을 해 월 2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8회(극본 박해영/연출 송현욱)에서 박도경(에릭 분)은 오해영(서현진 분)에게 집에 들어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서현진은 ‘흙수저’ 오해영으로, 예쁘게 꾸미려하지 않고 평범하고 털털해서 더 예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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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녀 공심이’의 민아. 화면캡처

‘미녀 공심이’의 민아도 부모의 우성 유전자만을 물려받아 예쁘고 똑똑한 변호사 언니 공미(서효림 분)에게 콤플렉스를 느끼는 못난이 취업준비생 공심이 역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다. 취업준비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이 생겨 촌스러운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다니고, 언니에게 밀려 가족에게 구박받고 집 밖에서도 사장실 비서 채용면접 때 ‘비서로서는 부적합한 외모’라는 지적을 받으며 부당한 ‘갑질’을 당하는 공심이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에서 석준수 상무(온주완 분)를 짝사랑하다 상심한 공심이 포장마차에서 외모 콤플렉스를 털어놓자 훈남 변호사 안단태(남궁민 분)가 “내 눈엔 공심씨가 제일 예쁜 여자다. 너무 귀엽다”라며 볼을 꼬집는 등 두 사람의 로맨스에 시동이 걸렸다. 자신의 ‘상징’인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고, 못난이 가발을 마다않는 등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인물인 공심 역에 몰입한 민아의 꾸밈없이 풋풋한 모습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이날 방송분은 전국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옥중화’(17.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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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운빨 로맨스’의 배우 황정음. 출처|황정음인스타그램

지난해 MBC ‘킬미, 힐미’의 오리진을 비롯해 ‘그녀는 예뻤다’의에서 뽀글머리 ‘폭탄녀’ 김혜진 역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황정음은 결혼후 첫 작품인 ‘운빨 로맨스’에선 전작과는 비할 수 없는 ‘완벽녀’로 변신한다. 예쁜 외모에 상냥하고 긍정적인 성격이 프로그래머로 기획, 마케팅 등 온갖 업무까지 해내는 능력있는 인물이지만, ‘미신’을 맹신하는 허당같은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극중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의 불행도 자신 탓이라고 여겨 부채감을 가진 심보늬 역으로 3연속 로맨틱코미디물에 나선다.

방송계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예쁜 척, 잘난 척하는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딴나라에 살 것 같은 예쁜 외모와 완벽한 스펙의 여주인공보다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외모에, 힘든 역경속에도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랑과 인생에서 성공하는 인물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고 공감하고 호감을 보낸다”고 말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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