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박명수
K리그 클래식 인천의 산하 유스팀인 대건고 시절의 박명수. 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독일 뉘른베르크 입단으로 유럽행의 꿈을 이뤘던 인천의 신인선수 박명수(19)가 돌연 귀국했다. 뉘른베르크 입단을 위해 떠난지 17일만인 21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대를 모으며 부푼 꿈을 안고 독일로 떠난 그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 클럽팀을 돌며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박명수는 뉘른베르크의 눈에 들어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일 독일로 출국했는데 입단을 마친 후 진행한 메디컬테스트에서 특이점이 발견됐다. 박명수는 흔히 ‘스포츠심장’으로 불리는 애슬레틱 하트 신드롬(Athletic Heart Syndrome)을 갖고 있었다. 마라톤 등 장기간에 걸쳐 심박수를 상승시키는 운동을 해온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인데 심실벽 근육이 두꺼워져 심장의 크기가 일반인에 비해 커지는 경우다. 운동에 따른 혈액과 산소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빠르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한 번에 내보낼 수 있는 혈액의 양을 늘리기 위해 심실 근육이 발달한 것이다. 1회 박출량이 큰 만큼 심박수를 줄여줘 운동 능률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젊은 운동선수들이 돌연사하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박명수는 지난 2015년 칠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참가하기 전 이 문제로 경희대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아 “선수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지난해 숭실대 재학중에도 고려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후 “지속적인 관찰은 필요하지만 문제는 없다”는 답을 들었다. 국내 의료기관의 소견서를 구단 측에 제출했지만 뉘른베르크 구단은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박명수가 경기는 물론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게 했다. 사실상 방출과 다름없는 조치였다. 박명수 측 관계자는 “구단 측은 선수에게 이상이 생길 경우 낯선 환경과 언어 문제로 인해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기 힘들 수 있어 위험요인이 크다고 봤다. 국내에서 받은 정밀검진 결과를 설명했지만 완강한 태도였다”고 설명했다.

FIFA 규정상 메디컬테스트 결과를 이유로 선수와 체결한 계약을 구단이 파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뉘른베르크와 맺은 임대 계약은 유효하다. 하지만 완강한 태도의 뉘른베르크에서는 뛸 수 없게 돼 다른 팀을 찾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박명수 측은 “재임대 형식으로 다른 해외 구단에서 뛰는 방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면서 이적 가능성이 남아있는 유럽리그와 일본 J리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관심을 보였던 J리그 구단들이 인천 구단 측에 임대료를 제시하며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해외구단에서 경험을 쌓고 기량을 향상시켜 돌아오는 것이 선수나 구단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신인 선수 계약을 미리 맺은 것은 해외진출시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돌아올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박명수는 구단 유스팀에서 성장시킨 선수고 인천 소속 선수다. 최적의 결론을 얻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새 팀을 구하지 못할 경우 원 소속팀인 인천으로 복귀하는 방법도 있다. 인천으로 복귀하거나 다른 K리그 구단으로 재임대될 경우 해외에서 복귀하는 선수로 간주되는 만큼 다음달 30일까지인 추가등록기간에도 선수등록을 할 수 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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