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U-20 대표팀 정태욱-이상민, \'우린 미역국 끓여주는 사이!\'
FIFA U-20 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의 정태욱(왼쪽)과 이상민이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 5. 17.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U-20 대표팀의 센터백 듀오 정태욱(아주대)과 이상민(숭실대)이 또다른 이야깃 거리를 만들었다.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의 우정은 깊어지면서 ‘브로맨스’로 발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우정 덕분에 ‘신태용호’의 분위기도 밝다.

정태욱과 이상민의 우정 이야기는 꽤 많이 알려졌다. 지난 3월 열렸던 아디다스컵 U-20 4개국 대회 2차전 잠비아와 경기 당시 정태욱은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중앙수비 파트너 이상민은 위험을 무릅쓰고 정태욱의 기도를 확보하며 위기를 넘겼다.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급박한 상황에서 이상민이 정태욱을 살려냈다. 본래 친한 친구였던 둘이었지만 ‘목숨을 구한 사건’이 보태지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끈끈해졌다.

U-20 대표팀이 결전의 장소인 전주에 입성한 지난 16일은 정태욱의 생일이었다. 대회를 앞둔 시점이라 정태욱을 위한 이렇다할 생일 선물을 준비하기 어려웠던 이상민은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는 “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태욱이 모르게 해주려고 한다”면서 ‘편의점’을 언급했다. 이상민이 정태욱의 생일선물로 무엇을 선사했는지는 17일 훈련장에서 정태욱의 고백으로 드러났다. 정태욱은 “상민이가 저한테 편의점에 앉아있으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뜨거운 물을 부으면 되는 즉석 미역국을 사들고 오더라. 생일이라고 챙겨준 것이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사실 운동하면서 학교에 있는 때가 많다보니 생일에 제대로 미역국을 먹은지가 오래됐다”는 정태욱은 “큰 대회를 앞두고 미역국이 안좋은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지만 제겐 정말 고마운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기쁜 표정으로 미역국을 먹은 정태욱과 그런 친구를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을 이상민의 모습이 상상됐다. 이상민은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이었다”면서 “태욱이와는 원래도 친한 사이였는데 지난번 사고를 겪으면서 더 사이가 깊어졌다. 평소에도 서로 마음이 잘 맞는데 그것이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욱은 “사고 당시 진짜 상민이와 키스는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상민이가 제일 친한 친구”라고 밝게 웃었다. 친근한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자는 취재진의 요청에 둘은 쑥쓰러워하며 얼굴을 붉혔지만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이 싫지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SS포토]단짝이 된 정태욱과 이상민, 티격태격
정태욱(왼쪽)과 이상민이 평소와 같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요구하자 티격태격 다투고 있다. 2017. 5. 17.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브로맨스’의 주인공인 두 수비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U-20 대표팀에 씌워진 ‘수비불안’의 선입견을 지워버리겠다는 각오다. 이상민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실점했기 때문에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실점하지 않도록 집중력을 높이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수비수다보니 실점에 민감하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억울하지는 않지만 기분이 좋을 수도 없다. 실점하면 팀 분위기가 처질 수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소통하면서 골을 내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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