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故 샤이니 종현의 비보를 접한 인도네시아의 한 여성 팬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실이 전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트리뷴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적의 샤이니 팬 데비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영어와 한글로 "더는 견딜 수 없다. 엄마, 아빠, 종현 오빠, 곧 따라갈 거야. 나를 기다려줘"라고 썼다.


이에 앞서 데비는 "부모님에 이어 아이돌까지 잃은 이상 삶을 포기해야 할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지 케이팝 팬클럽 회원들에 따르면 해당 글을 올린 직후 데비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낮에야 의식을 회복한 데비는 자살을 기도한 것을 후회하며 자신을 걱정해 준 동료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힌 뒤 트위터 계정을 폐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 밖에도 종현의 비보에 식음을 전폐하고 오열하던 여성 팬이 탈진해 쓰러지는 등의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현의 경우 대중적 인기가 높은 유명인이어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의료계에서는 유명인 자살 후 1개월 이내 목숨을 끊는 경우를 모방 자살로 보는데,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고 부른다.


베르테르 효과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된 18세기 말 유럽에서 소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인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갈등하고, 결국 자살을 선택했을 때 자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같은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15년에는 국내 자살 사건의 18%가 유명인 사망 후 1개월 이내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종현의 사망 소식으로 우울감이 가중됐을 경우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아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게 좋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에서 유선으로 상담을 받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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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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