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흔히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 '믿보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는 이 수식어 마저도 부족하다. 하정우가 또 한 번의 연기 스펙트럼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은 26일 누적관객수 50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 지난 20일 개봉해 7일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신과 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자 주호민 작가의 인기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강림 역의 하정우를 비롯해 자홍 역의 차태현, 해원맥 역의 주지훈, 덕춘 역의 김향기, 수홍 역의 김동욱, 판관1 역의 오달수, 판관2 역의 임원희 등 구멍 없는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나 하정우의 존재감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그에게는 이번 작품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베를린', '군도:민란의 시대', '더 테러 라이브', '암살', '아가씨', '터널'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연기력을 뽐냈지만 이렇게 컴퓨터 그래픽이 가득한 판타지적 캐릭터로 출연하는 작품은 처음이라서 부담감도 컸을 터.


모험이나 다름없는 이번 작품에 하정우는 도리어 드라마적 요소를 강조했다. "저승차사여도 요괴스러운 모습을 하지는 않았다. 하늘을 날고 순간이동을 하긴 하지만 외형적으로 크게 다른 것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CG나 판타지적 배경이 드라마를 앞서지 않는다는 점이 작품을 선택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뻔한 접근이 아닌, 한 번 더 깊게 고민하고 작품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그의 피나는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그의 대본이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대본을 공개했는데, 대본 사이사이에 빼곡히 적힌 연기를 위한 분석이 그가 왜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는지를 알려준다.


하정우는 이미 배우이자 아버지인 '김용건의 아들'이 아닌 '영화 배우 하정우'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신과 함께'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오는 27일 영화 '1987'을 통해서는 신이 아닌 검사로서 연기력을 뽐낸다. 노력하는 충무로 연기 신의 시계는 연말에도 바쁘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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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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