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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동양화를 전공한 홍성용 작가가 옻칠과 타투를 결합한 이색 작업을 선보이는 개인전 ‘인스턴트 이터니티(INSTANT ETERNITY)’전을 열고있다.

‘기억’과 ‘보존’을 키워드로 다양한 미디어로 작품을 제작해온 홍성용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타투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후 영국 Brighton University에서 MA과정과 서울대학교에서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거친 후 개인전 ‘기억박물관’을 비록해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한 홍 작가는 최근 타투 작업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홍 작가는 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해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도안을 만든 다음 이 도안을 참가자의 몸에 타투로 새기고 다시 캔버스나 나무에 그리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전시장에는 옻칠의 황금빛 화면 위에 새겨진 타투 도안이 소개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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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tattoo NO. 226-015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같은길을 걷고 있는 쌍둥이 타투이스트.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두개의 도안, C-print, 21x21cm, 2017. 제공|룬트갤러리

홍 작가는 “나는 개인적인 기억들을 이미지화 시켜서 보존성이 높은 옻칠을 재료로 제작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왔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고 사라지는 기억들을 보존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미술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토리온 ‘아티스타 코리아’에 출연했던 홍 작가는 ‘내가 예술을 하는 이유’를 주제로 방송을 하면서 아들과 함께한 기억들이 담겨있는 트렌스포머 장난감을 옻칠해 유물처럼 설치해 방송 2회차에서 1등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SNS를 통해 팔로워가 늘었고 다수의 대중들과 소통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이를 작업과 연결하는 타투 작업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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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tattoo NO. 297-117 어린시절 심장수술의 경험이 있는, 수술자국 위에 멈추지 않고 순환하는 심장을 상징하는 도형을 새긴 참가자, C-print, 21x21cm, 2017. 제공|룬트갤러리

홍 작가는 “작업실을 찾아오는 참가자들은 잊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을, 또 누군가는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도 있지만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털어 놓는 사람도 있었다. 한 두 시간 진솔한 대화가 오가고 나면 나는 어느새 참가자와 많이 가까워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심장수술을 했다는 한 참가자는 밤마다 심장이 멎는 꿈을 꾼다고 했다. 그 분에게 멈추지 않고 영원히 순환하는 심장을 상징하는 도형을 가슴의 흉터 사이에 타투로 새겨드리고 내 옻칠 작품에 남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호흡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홍 작가는 “내 작업은 온전히 나만의 작업이 아니다.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보따리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룬트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홍성용, Instant Eternity, 캔버스위에 옻칠, 가변설치, 2017, 사진|룬트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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