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배우로 한층 더 깊어진 황정민!”

배우 황정민이 연극 ‘리처드 3세’로 배우로서 연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셰익스피어 원작으로 황정민의 아내 김미혜씨가 대표로 일하는 샘컴퍼니가 제작했고 한아름 작가가 각색, 극단 ‘죽도록 달린다’ 서재형 대표가 연출을 맡은 연극 ‘리처드 3세’에서 황정민은 곱추라는 신체적 장애를 가졌지만 왕이 되겠다는 욕망을 이루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마다하지 않는 리처드 3세로 완벽 호연을 펼쳐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로써 황정민은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는 물론 연극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드문 배우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연극 ‘리차드 3세’는 배우로서 연기하기에 난이도가 있는 작품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인 리처드 3세가 무대에서 거의 퇴장하지 않는데다 해설자 역할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대사량이 무척 많다. 황정민은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리처드 3세의 캐릭터와 완벽하게 합일해 그동안 보여준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속 연기와는 또다른 차원의 연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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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향해 잔혹한 일을 서슴치않는 잔혹한 모습은 물론 황당한 대사로 웃음을 유발하는 등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카리마스마 있게 무대를 이끌었다. 특히 불구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 엉거주춤 등을 구부리고 손을 비튼 모습으로 연기해 리얼리티를 살렸다. 게다가 더블캐스팅 없이 원캐스트로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졌다.

어쩌면 악인으로만 치부하기 쉬운 리처드 3세이지만 황정민이라는 배우는 100% 미워하기에는 어쩐지 조금은 가련한 마음이 드는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관객들에게 악인이 악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한 사람의 내면에 다양한 심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고전의 미덕을 일깨워준다.

이 연극을 통해 황정민은 “관객들이 나에게 영화 그만하고 연극만 해도 좋겠다고 할 정도로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었다”고 했던 소망을 실현했다.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고, 황정민의 연기를 본 괸객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관객들을 “무대에서 자주 보고 싶은 배우”, “연기를 보고 감동했다”,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등 좋은 평가가 나왔다.

또 황정민은 에드워드 4세 역의 정웅인, 엘리자베스 왕비 역의 김여진과도 완벽한 호흡을 맞춰 연극 본연의 매력을 맛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입맛을 만족시켰다. 묵직한 정극의 재미를 오롯이 느끼면서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황정민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하다. 뮤지컬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에서 맹활약하면서도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연극무대를 떠나지 않고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황정민은 최근 연극계의 큰 나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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