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김기정1
이용대(앞)가 김기정과 짝을 이뤄 2018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월드투어 남자복식 32강전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이용대 화이팅!” “와, 잘한다~!”

2018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월드투어 남자복식 32강전이 벌어진 26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연신 터져나왔다. 5개 코트에서 경기가 모두 열리고 있었지만 관중들의 시선은 오로지 한 곳에 쏠려있었다. 센터 코트에서 펼쳐진 이용대(30·요넥스)-김기정(28·삼성전기) 조와 블라디미르 이바노프-이반 소조노프(러시아) 조의 경기였다.

이 경기는 ‘윙크보이’로 큰 인기를 끌었던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의 코리아오픈 복귀전이었고 배드민턴 팬들은 돌아온 이용대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쉴새없이 “이용대 화이팅!” ”김기정 힘내라~”라는 구호가 터져나왔다. 소리만 들어도 누가 득점을 했는지 어느쪽이 실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나 일방적인 응원이 다소 민망할정도였다.

이용대가 2년 만의 코리아오픈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용대-김기정 조는 남자복식 32강전에서 러시아의 이바노프- 소조노프를 2-0(22-20 21-16)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이용대는 2016년 이 대회 우승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고 김기정도 2017년도 국가대표팀이 꾸려지기 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롭게 남자복식조를 결성해 이달 초 처음으로 출전한 바르셀로나 스페인 마스터스 2018에서 우승하면서 녹슬지 않은 실전 감각을 자랑했지만 국가대표급이 출전하는 코리아오픈에서는 고전이 예상됐다. 더구나 32강전 상대인 이바노프- 소조노프는 세계랭킹 16위의 강자여서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이용대-김기정이 일찌감치 보따리를 쌀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변치않은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이용대는 후배 김기정과 환상적인 호흡으로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첫 게임에서 뒤지다 중반 16-16 동점을 만든 뒤 상대 실수를 유도하며 17-16으로 역전하자 경기장은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다시 추격당해 20-20 듀스를 허용했을 땐 장탄식이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상대 실수와 김기정의 스매시를 묶어 연달아 2점을 뽑아내며 첫 게임을 따냈다. 두 번째 게임에서 이용대-김기정은 여유있게 앞서다 16-16 동점을 하용했지만 내리 5점을 따내 21-16으로 승리했다. 팬들은 “이용대! 김기정!”을 연호했고 이용대는 그런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이용대는 “2년 만에 코리아오픈 무대에 올라 살짝 긴장이 됐지만 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고 응원도 해주셔서 힘이 됐다. 개인 자격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스타트를 잘 끊었으니 더욱 집중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세계랭킹을 올릴 것이다. 8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기정과 조를 이루면서 기존과는 다른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 대표팀은 남자단식에서 손완호(30·인천국제공항), 허광희(23·삼성전기)가 승리해 16강에 올랐고 여자단식에서는 성지현(27·인천국제공항), 김가은(20·삼성전기)이 16강에 진출했다. 혼합복식 김영혁(21·경희대)-성아영(19·MG새마을금고)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자복식 기대주 이소희(24·인천국제공항)-신승찬(24·삼성전기)은 이소희의 부상으로 32강 경기 도중 기권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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