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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달 말, 삼성그룹은 내달초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진 만큼, ‘안정 속 변화’를 키워드로 조직의 쇄신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4차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로봇·미래형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미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올해 초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첫인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은 그룹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을 지난해 2월 해체했다. 이 때문에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인사 대신 지난해처럼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 부회장은 대법원 상고심 재판을 아직 마무리하지 않은 상태라 큰 폭의 쇄신 인사보다는 안정을 유지하는 쪽으로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이미 60대 이상 사장들이 대거 퇴진하고 50대로 젊어진 만큼 안정론에 무게가 두어지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을 중심으로 3인 체제로 인사가 났는데, 이 체제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올해는 LG의 인사 향방이 최대 관심사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40세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그동안 이어온 순혈주의 관례를 깨고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구 회장은 지난 9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으로 교체했다. 그룹 정기 인사를 앞둔 시점에서 LG화학이 194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최고 경영자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LG 그룹이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남 부사장 역시 이번 정기 인사에서 최고 경영자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구 회장의 외부 인사 영입은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혁신을 주도한 인재를 앞세워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구 회장은 주요 계열사 6곳의 대표이사 부회장 가운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로 불러들이고 하현회 주식회사 LG 부회장을 유플러스 부회장으로 맞교환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제 남은 인사 후보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3명의 임원진과 조카의 총수 취임에 맞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구본준 LG 부회장의 거취 등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공식 퇴임할 경우 계열 분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9월 승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의 첫 정기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경영 쇄신을 위한 인사가 예상된다.

올해 인사를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는 이달 중순 진행된 현대차 중국법인 인사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중국사업본부장을 전격 교체하고 중국 사업 관련 조직을 개편했다. 당시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중국시장을 개척한 1세대 경영자로 꼽히는 설 고문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현대차 중국법인 인사는 인사 혁신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 부회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기 인사에서 승진자 수는 예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상황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의 측근을 대거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경우 올 연말 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SK를 꾸린 만큼 1년 만에 대규모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성과’ 등에 따라 계열사별 임원 승진 규모는 차이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의 경우 그룹 타 계열사와 비교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상당한 폭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통신요금 개편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선 부분과 5G(5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보안사업 등 신규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승진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전체 163명(20개 계열사)의 임원 승진자 중 약 25%에 달하는 41명이 임원 승진했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환경보호 프로젝트 등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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