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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160번째 동해안 더비’ 기자회견에서 양 팀 수장과 대표 선수들이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라이벌간의 승부는 언제나 중요하다. 매번 전력을 다해야 한다.(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

“그들만의 리그, 더비라고 부른다. 가장 오래된 ‘동해안더비’가 주목받도록 내용과 결과를 동시에 잡겠다.(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29일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160번째 동해안 더비’ 기자회견에서 양 팀 수장과 대표 선수들은 나란히 유종의 미를 강조했다..

양 팀은 올 시즌 K리그1 최종전을 라이벌전으로 장식한다. 다만 맥빠진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울산이 승점 60(16승12무9패)으로 리그 3위를 확정했다. 포항은 승점 54(15승9무13패)로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51)와 승점 3 차이이나 다득점에서 무려 7골이나 앞서 4위가 유력하다. 더구나 울산은 대구FC와 FA컵 결승 1차전 홈경기를 사흘 앞두고 동해안 더비를 벌이기 돼 정예 멤버를 내놓기도 부담스럽다. 분위기도 묘하다. 포항은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서는 공교롭게도 울산의 FA컵 우승을 기원해야 한다. 리그 3위로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한 울산이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는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리그 4위 팀에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흐름이 중요한 축구에서 ‘울산에 기를 살려줄 생각이 없느냐’는 농담섞인 질문에 웃으며 “이심전심(以心傳心)과 인지상정(人之常情) 두 가지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리그와 FA컵을 다르다. 시즌 첫 (울산과) 홈경기에서 이겼지만 이후 원정 두 번 연속으로 졌다. 이번에 이겨서 (동해안더비 승패) 균형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FA컵을 앞두고 선수 구성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최정예가 출전했다. 최정예는 컨디션이 좋고 경기에 나갈 열망이 가득한 선수”라며 대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했다.

진정성 있는 경기력으로 ‘동해안더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양 팀의 의지도 엿보인다. 오랜 기간 K리그 전통의 명가로 불리면서 주요 대회 타이틀을 두고 겨룬 양 팀이나, 수도권 팀인 FC서울과 수원삼성이 벌이는 ‘슈퍼매치’보다 주목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동해안더비에 대한 K리그 팬의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 팀 단장은 올 시즌부터 서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있다. 지난 지난 9월 울산 홈에서 열렸을 땐 울산 구단이 주관했다. 이번엔 안방에서 동해안더비를 치르는 포항 프런트가 대다수 서울로 올라와 미디어데이를 꼼꼼하게 준비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주변에서는 (결과에 큰 의미가 없는) 이번 동해안더비를 두고 굳이 미디어데이를 해야 하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양 팀이 동해안더비를 다시 K리그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미디어데이 의미를 뒀다.

동석한 포항 이진현과 울산 한승규의 각오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동기부여도 있다. 최근 국가대표팀에서 2선 주전 경쟁을 벌이는 이진현은 동해안더비까지 온 힘을 쏟아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승규는 영플레이어상을 두고 우승 팀 전북현대 수문장 송범근과 경쟁 중이다. 한승규는 “(상이) 욕심이 안 나면 거짓말이다. 골과 도움, 승리까지 세 가지를 하고 싶다”며 “진현이가 대학 시절부터 나와 대결하면 조금 약했다”고 슬쩍 도발했다. 그러자 이진현은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고 웃으며 “승규 형이 그런 말을 한만큼 울산전에서 플레이로 보이겠다”며 정면 대결을 약속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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