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종규, 박상오의 손!  [포토]
LG 김종규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농구 센스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창원 LG 현주엽 감독은 잠깐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잘 모르겠다”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부침 심한 시즌을 치르고 있는 ‘토종 빅맨’ 김종규(27)의 부진 원인을 설명하던 도중이었다.

현 감독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고양 오리온전을 앞두고 “(김)종규는 대표팀 합류 직전에 발목을 살짝 다치기도 해 경기 외적으로 신경이 좀 쓰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1.6점 7.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장신 외국인선수가 200㎝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207㎝인 김종규의 활약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현 감독은 “개막 초반에는 종규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리바운드를 포함해 궂은 일을 맡아주면서 국내 선수들의 안정을 이끌어줬다. 지금은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아서인지 좋을 때와 안좋을 때가 갈리지만 극복해낼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그러다 ‘농구 센스’ 얘기가 나왔다. 기량이 발전하고 있지만 입단 초기 기대했던 것보다 성장이 더딘 것도 사실이다. 한 농구인은 “KGC인삼공사의 오세근과 LG 김종규의 차이로 생각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체조건이나 발전가능성은 김종규가 낫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기 흐름을 읽고 지배하는 감각은 오세근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뉘앙스였다. 현 감독은 “김동욱(서울 삼성)이 지금(37세)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센스다. 현대모비스 양동근이나 함지훈 등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각 팀이 센스있는 선수 한 두명만 보유해도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토] LG 현주엽 감독, 방가 방가~
창원 LG 현주엽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현역시절 타고난 센스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각광받았던 현 감독은 “센스는 타고나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서는 강혁 코치의 센스가 가장 뛰어나다”며 웃었다. 비시즌 팀 훈련 때 강 코치를 반드시 함께 뛰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 감독은 “센스가 있는 선수와 함께 뛰다보면 투맨게임을 하거나 패턴 플레이를 할 때 공이 어떻게 움직인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배경이 된다. (김)종규도 문태종과 함께 뛸 때에는 뛰는게 조금 편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감각이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뛰어야 개개인의 기량이 함께 성장한다.

그렇다고 없던 센스를 만들 수는 없다. 현 감독은 “종규는 아직 젊고 힘이 있으니 일단은 몸으로 부딪치며 슬럼프를 벗어나야 한다. 그만한 기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의 득점 비율이 리그 평균(45%)를 훌쩍 넘는 55%에 달하는 LG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바로 김종규의 제자리 찾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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