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하정우가 마흔다섯 전으로 결혼을 기약했다.

하정우가 현재 상영중인 영화 ‘PMC:더 벙커’(김병우 감독·이하 PMC)로 또 한 번 흥행배우의 진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PMC’로 2018년 연말 관객몰이에 성공한 하정우는 최근 몇년 동안 흥행에 실패한 일이 없다. 그 덕분에 그는 오는 2020년까지 차기작들의 촬영 스케줄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으로 국내 시리즈 영화의 첫 쌍천만 관객 신화를 쓰는데 성공하면서 ‘신과 함께’ 3편 등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이에 하정우는 “‘신과 함께3’는 김용화 감독이 어떤 것도 정한게 없는 것으로 안다. 게다가 물리적인 스케줄로 보면 3년 뒤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저뿐 아니라 (주)지훈이도 그렇고 (차기작들을)계획대로 찍으면 2021년에나 될 것”이라면서 “3편만 찍을지 3~4편을 묶어서 찍을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몇년 앞을 내다보고 일을 하는 중인 하정우는 이번 ‘PMC’도 5년을 준비했다. 특히 배우로뿐 아니라 제작자로서 참여한 작품이어서 더 의미가 있는데, 그는 “제작 과정을 5년간 지켜봤으니까 더 남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전에 찍었던 작품들과 책임감은 비슷하다”면서 “어떤 의도로 만들었다고 해도 관객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데 구차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잘 찾아주고 즐겨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다른 장기 프로젝트도 있다. 그는 “제가 준비하는 연출작이 어떻게 하다보니 장기 프로젝트가 됐다. 일부러 그런건 아니다. 시나리오는 나왔는데,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영화 ‘롤러코스터’와 ‘허삼관’ 등의 연출로도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는 차기 연출작으로 언론사 기자를 다룬 케이퍼 무비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정우

다작을 하면서 매번 성적도 좋아 ‘최연소 1억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하정우는 “나이에 비해 작품수가 많아 그렇다.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서 좋은 감독과 시나리오를 만나서 잘 왔구나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기분 좋고 감사하다. ‘최연소 1억 배우’라는 건 산술적으로 그렇구나 하게 되는 말이고, 관객들에게 신뢰받는 배우라는 게 정말 좋다”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더 기쁜 내색을 했다.

그만큼 많은 배우들이 부러워마지않을 필모그래피를 쌓은 하정우인데, 그에게도 아쉬운 게 있을까. 그는 “제 성격상 그걸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도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걸 내가 아쉽다고 말로 뱉는 순간 정말 아쉬울것 같아서 그렇다.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을 하면서 능력 밖의 일을 많이 겪었다.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면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인간이 얼마나 능력이 있길래 선택을 하고 결과물을 갖게 되는 걸까. 똑같이 나약한 존재인데. 그런 생각을 하면 식겁 한다. ‘난 정말 운이 좋았구나. 어떻게 잘 해왔지? 잘 버텨왔다’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은 영화 ‘허삼관’을 통해서 “더 확장됐다”고도 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정말 열심히 물샐틈 없이 찍었다고 해도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했다. 그러니 어떠한 순간에도 후회스럽거나 아쉽진 않다. 모든지 그런거 같다.”

하정우

작품을 쉬는 동안에 책까지 쓰는 등 시간 관리가 철저한 하정우지만, 모든게 계획처럼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라는 여유있는 태도가 지금의 자리를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결혼에 있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올해로 40대에 접어든 하정우는 “이번에 영화 ‘클로젯’을 찍으면서 아역배우들과 촬영하는데 너무 사랑스럽더라”면서 “나도 결혼해야지 하는데, 그게 계획대로 되는게 아니다. 사람을 만나야하고 마음이 서야하는건데 그런게 어렵다”고 했다.

이어서 “주변에 ‘사람 좀 소개해줘’ 이야기도 한다. 마흔다섯 살 안으로 하는게 목표다. 3년 안이다”라고 말하다가도 “지금은 영화 ‘백두산’을 찍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점점 (결혼에 대한)로망이 없어지는 것 같다. 첫눈에 반하고, ‘이 사람이 결혼할 사람이야’ 하는 마음이 정말 들수 있을까 싶다. 언젠가는 만날거니까 하는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눈앞에 놓인걸 생각하기 바쁘고, 촬영을 안할 때는 다른 걸 많이 하니까 그런것 같다”며 결혼을 둘러싼 자신의 이런저런 생각을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래도 확실한 건 결혼은 하고 싶다”면서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며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개봉 시점을 생각하면 내후년까지 차기작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하정우가 목표대로 마흔 다섯 전에 결혼할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cho@sportsseoul.com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