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하정우가 영화 ‘PMC:더 벙커’(김병우 감독)을 통해 또 한 번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PMC:더 벙커’(이하 PMC)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 에이헵(하정우 분)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되면서 펼쳐지는 액션물. 총탄과 포화가 난무한 여느 액션물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 벙커 안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을 대체로 CG로 작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국내 액션물들과는 확실히 비교가 된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하정우와 다시 의기투합해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게임 같은 전개에 극중 하정우는 대사의 절반 이상을 영어로 하고, 의족을 한 모습을 연기해야 해 여러모로 신경을 쓸일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하정우가 제작에 참여한 것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게임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리고 그런걸 담는 연출 방식은 아무리 제작에 참여했다고 해도 배우로서 다 챙길수 없었다. 시나리오와 캐릭터 부분만 배우로서 참여했고, 후반작업이 어떻게 될지는 현장에서는 알 수 없었다”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하면서 “그런데 영어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제일 많이 필요했다”며 웃었다.

이미 영화 ‘신과 함께’를 통해 CG를 입히는 연기를 제대로 펼친 바 있지만, 이번 경험은 또 달랐다. 의족을 한 모습부터 CG로 구현되는 것이었던 것. 그는 “녹색 타이즈를 신고 연기했는데, 발을 인지하면 안되는데 저도 모르게 자꾸 발을 써서 NG가 나더라. 그리고 나중에는 다른 쪽 다리에 하중이 가서 무리가 되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CG보다 영어연기가 더 어려웠다. 감정 연기는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게 있는데, 그게 영어라서 머리로 갔다 오는게 힘들었다. 즉각 나오게 하는 훈련이 되는게 힘들었다”고 또 한 번 영어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정우

그럼에도 넓은 시장을 기대하며 이번을 시작으로 영어 연기를 더 발전시키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헐리우드 진출에 대해 많이 묻지만, 어느새 세상이 변해서 아시아 시장이 달라졌다. 그리고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신과 함께’로 시장을 넓힐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PMC’를 제작할 때도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중심으로 글로벌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80퍼센트 이상 영어 대사를 한거나 외국배우들을 패키징한 것도 좀더 글로벌 하게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가져가면 어떨까 하고 제작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과 함께’ 덕분에 ‘PMC’로도 대만 프로모션을 가게 되기도 했다”는 그는 “아직 해외시장에서 많은 걸 다져놨다고 보긴 어렵지만, ‘신과 함께’가 첫 단추를 끼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작자들이 그런걸 염두에 두면 충분히 통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굳이 헐리우드에 가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PMC’를 만들면서 우리도 우리가 중심이 돼 우리가 만들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충분히 생겼다. 영어 연기 또한 이제 시작했으니까 연마해나가면 좋은 배우로서 좋은 표현을 할 수 있는게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처럼 배우로서 작품 안에서만 표현하는게 아니라 제작자로서 시장을 내다보는 만큼 좋은 영화에 대한 정의가 풍부해졌을 하정우다. 그는 “감독의 생김새대로 나온게 좋은 영화인거 같다. 다른 의도가 아니라 본인이 살아오고 본인이 미치도록 좋아하고 보고 자란대로 내놓는게 좋은 영화인거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김병우 감독은 일관성이 있다”며 웃었다.

하정우

그런 김병우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 때 벙커라는 힌트를 얻어서 이번에 ‘PMC’를 시작했다고 했다. 또 이번 영화 쇼케이스 때도 차기작에 대한 구상이 머릿속에 있다고 내비쳤는데, 하정우는 감독으로부터 그게 뭘지 들었을까 물었다. 그는 “아직 들은게 없다. 뭘 할 수 있을까”라며 생각을 하더니 “특성상 ‘그래비티’ 같은 걸 좋아하니까 그런걸 하지 않을까” 하고 상상을 했다.

이번 영화에도 ‘그래비티’를 참고했다고도 했다. 하정우는 “보통의 와이어 장면에서는 줄을 두개 쯤 다는데 이번 낙하산 장면에서는 미세하게 떨리고 들리고 하는 모습을 찍느라고 30명이 줄을 들고 했다. 무술팀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래비티’를 많이 참고했다고 하더라. ‘그래비티’도 와이어로 한거라고 한다. 다 일일이 사람이 손으로 해야하는거였는데, 그걸 프리비주얼 작업으로 동선을 다 만든 다음, 거기에 맞게 앵글사이즈를 맞추고, 리허설을 하고 동선 사이즈를 다 토막을 내서 한거다”라며 공들인 장면을 이야기했다.

CG부터 영어 대사, 그리고 와이어 연기까지 다양한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펼친 하정우가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나설지 더 기대가 모인다.

cho@sportsseoul.com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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