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이청용과 이용, '컨디션이 안 좋아요...'
[스포츠서울] 2014브라질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의 이청용(왼쪽)과 이용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미니게임을 하는 동료들을 바라보고 있다. 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황열병 예방접종의 후유증일까. ‘홍명보호’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미열을 동반한 가벼운 감기 증상이 여러 선수에게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훈련을 이어갔지만 감기 증상을 호소한 기성용과 이범영이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을 제외한 21명의 선수가 훈련을 진행했지만 이청용과 이용도 막바지에 미열 증세를 호소하며 휴식을 취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1차전까지의 세부 훈련 계획을 모두 세워둔 상태지만 갑작스럽게 컨디션 난조에 빠진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훈련 일정까지 변경했다. 대표팀은 당초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첫 휴식일을 7일로 잡았지만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해 이틀 앞당긴 5일에 훈련을 쉬기로 했다.

◇연이은 훈련 이탈에 감도는 긴장감
훈련장에 도착한 대표팀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버스에서 내려 그라운드로 향했다. 하지만 빈자리가 쉽게 눈에 띄었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골키퍼가 2명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범영이 훈련장에 오지 않은 것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에는 기성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훈련에 불참한 선수들이 가벼운 감기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미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훈련을 하면 열이 더 오르거나 몸 상태가 악화될 것 같아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기성용과 이범영이 훈련에 합류하지 못한데다 발등 부상으로 재활중인 홍정호도 팀 훈련을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훈련 분위기는 무거웠다. 월드컵 본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인원이 늘다보니 효율적인 훈련이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훈련에 참여한 21명의 선수 중에서 이청용과 이용도 미열 증세로 훈련 막바지에 휴식을 취했다. 둘은 스트레칭과 패싱 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마지막 미니게임을 앞두고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데 만족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몸 상태에 이상이 없는 태극전사들도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지동원은 훈련 직후 “(마이애미에 와서)컨디션 조절이 힘들다. 날씨의 변화가 크다. 도착 다음날까지는 더웠는데 어제는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적응이 쉽지 않다. 게다가 숙소에서도 각자 방에 에어컨은 끄지만 로비의 에어컨은 조절이 불가능하다”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SS포토]'훈련은 계속 된다!'
[스포츠서울] 2014브라질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 운동장에서 나흘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5중고에 빠진 홍명보호, 브레이크가 걸렸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참 몸을 달궈야 하는 시기인데 의외의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홍명보호를 둘러싼 좋지 않은 환경적인 요인들이 서서히 쌓이다 결국 폭발한 모양새다. 대표팀은 마이애미 전지훈련에 돌입한 뒤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시간 이상의 장거리 이동, 13시간의 시차, 강도 높은 훈련량이 겹치며 몸이 천근만근이다. 게다가 출정식이었던 튀니지전 패배는 선수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데다 전지훈련 출발 전날 급하게 맞은 황열병 예방 접종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여러 악조건 중에서 황열병 예방접종이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에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날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기성용 이범영과 훈련 도중 휴식을 취한 이청용은 모두 가벼운 감기 증상과 함께 미열을 보인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의 증세는 공교롭게도 황열병 예방접종 직후 일어나는 부작용과 같다. 당초 대표팀은 예방접종 이후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에 황열병 예방접종을 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최근 본선 국가 선수단에게 예방접종을 재차 권고하자 축구협회도 결정을 번복했다.
황열병 예방접종의 부작용은 접종 대상자 30~40%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접종 후 3~7일 사이에 체온 상승과 두통 등을 동반하게 된다. 접종 이후에는 음주를 금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아야 부작용의 확률을 줄일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예방접종 다음날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해 장거리 이동을 했고, 마이애미 입성 이후 체력훈련 등을 동반한 강도 높은 담금질을 벌여왔다. 시차로 인해 가뜩이나 피곤한 선수들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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