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이범영은 어디 가고...'
[스포츠서울] 2014브라질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의 골키퍼 김승규와 정성룡, 김봉수 코치(왼쪽부터)가 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 운동장에서 러닝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이범영은 감기 증세로 이날 훈련에서 제외되었다. 2014. 6. 4. 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 ‘황색경보’가 내려졌다. 다행히 적색은 아니다. 다가올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글자 그대로 얼굴이 노랗게 황달증세를 보이며 고열이 발생한다는 황열병(Yellow Fever)이 홍명보호를 덮쳤다. 감염이 아니라 예방접종에 따른 적응과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인 점이 다행스럽다. 낮은 확률이기는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지 않고 완화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의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 입성하기 위해 홍명보호는 출국 전날인 지난달 29일 단체로 예방접종을 했다. 예방주사는 약화시킨 병원체를 ‘고의로’ 몸에 넣는 것이기 때문에 항체가 생기기 위해서는 앓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황열병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접종 후 최소 사흘간은 음주, 탕 목욕, 격렬한 운동 등을 금하고 있다. 몸을 피로하게 만들 경우 면역체계가 약해져 약한 병원균에도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접종 후 곧바로 20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에 이어 다리가 풀릴 정도의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일반인에 비해 건강한 운동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예방접종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황열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옮겨진다. 모기에 물린 후 3~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기로 접어들면 고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예방접종을 한 경우에도 미열과 근육통 등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을 겪는다. 급성기 증상은 사나흘 후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5% 가량이 독성기로 접어들게 돼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독성기에 접어든 환자들의 사망률은 5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황열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없앨 백신이 없어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표팀의 경우 급성기 증상을 빨리 털어낼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바이러스 전파의 매개가 되는 모기들이 해안근처에는 서식하지 않아 상파울루와 포르투 알레그리 등 한국이 경기를 치르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위험이 낮다. 더구나 이 지역은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뎅기열, 말라리아 등의 위험에서도 벗어나 있다. 이구아수도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맞으면 약효가 10년동안 유지된다는 황열병 예방접종의 후유증을 잘 견뎌낸다면 브라질 현지에서 풍토병으로 고생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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