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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식량농업기구 호세 그라치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왼쪽)과 KT 황창규 회장(오른쪽)이 지난 14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 글로벌센터에서 ICT를 통한 세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 KT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농업기술개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최근 농업과 관련한 기술개발 및 솔루션을 통해 빈곤·농촌 고령화 등 사회문제해결에 나선다고 앞 다퉈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농업계 일각에선 이동통신사들이 국내 농업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만큼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농업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T, 알맹이 없는 혁신적 농업혁명

KT는 지난 14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ICT 기반 세계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통한 글로벌 식량 문제 공동 해결 ▲KT의 ICT 기술과 데이터 혁신 기술을 활용한 농업 기술 혁신 공동 연구 ▲글로벌 청년 대상 디지털 농업 기술 교육 및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공동 추진 등에 협력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움직임에 농업계 일각에서는 농업기술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혁신적 농업혁명이란 말만 늘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국내 농업 관련 기관과 협력이 거의 없는 가운데 보여주기식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과 국립식량과학원 등에 사실을 확인한 결과 KT와 국내 농업계와의 협력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에도 문의해 봤지만 KT와 협력해 농업기술개발 사례는 없었다. 그건 식량과학원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농림축산식품부와 스마트 팜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ICT를 활용해 세계 빈곤문제해결에 앞장서겠다는 KT가 수십 년간 국내 농업기술개발 등을 담당하며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관과의 협력은 하지 않은 채 국제기구인 FAO와 함께 세계 혁신적 농업혁명을 이끌겠다는 발표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가 다른 기업에 비해 스마트 팜 등 농업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면서 “스마트 팜 에코솔루션 및 글로벌 GAP 인증 앱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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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이앙기에 탑승한 농부는 이앙기가 자율주행 하는 동안 모판 운반을 하고 있다.  제공 | SK텔레콤

◇ 농기계 자율주행·원격제어 안전상 문제없어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트랙터, 이앙기(모 심는 기계) 등에 ICT를 접목했다. 이를 통해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촌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15일 국내 1위 농기계 제조사 대동공업과 함께 ‘실시간 이동 측위(RTK)’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이앙기를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이앙기는 별도로 기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논을 달리며 모판의 모를 심는다. 특히 RTK는 위성항법 시스템(GPS)과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망 ‘LTE-M’에서 받은 위치정보를 활용해 이앙기 작업 정밀도를 높였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이앙작업 숙련도가 떨어지더라도 전문가 수준의 작업이 가능해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이앙기가 자율주행하는 동안 모판 운반 등 다른 작업이 가능해 노동력 절감 및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무인 경작이 가능한 5G(5세대 이동통신) 원격제어 트랙터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원격제어와 관련해 안전 문제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원격제어,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활용에 있어 안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농기계는 현행법상 일반도로 운행이 금지된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서 도로를 달리는 농기계를 쉽게 볼 수 있는 만큼 안전은 더욱 강조돼야 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앙기는 농기계여서 현행법상 도로에선 운행이 안된다”라며 “일반도로에서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자율주행과 관련한 법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향후 사업확장을 할 경우 법, 제도의 틀 안에서 농업ICT 융·복합을 잘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원격제어 트랙터와 관련해 사업화 준비단계이다. 상용화할 때 작업자의 안전과 교육, 제도에 맞게 잘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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