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번개 내리치는 마이애미 훈련장
[스포츠서울]2014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 운동장 뒤로 번개가 내리치고 있다. 주변으로 낙뢰 경보가 울려 대표팀은 1시간 반 가량 외부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실내에서 몸을 풀었다.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홍명보호’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변화무쌍한 마이애미 날씨가 결국 ‘홍명보호’의 훈련에도 지장을 초래했다. 대표팀은 예상치 못한 낙뢰로 인해 8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열린 팀 훈련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마이애미 훈련 첫 날인 지난 1일 기자단에게 낙뢰 발생시 긴급 대피 요령을 전달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실내로 모두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시만해도 대표팀 관계자들과 취재진은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느냐”며 웃고 넘어갔다.

하지만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대표팀 본진 도착에 앞서 협회 관계자들과 김창수가 훈련장에 4시쯤 도착했다. 평소 다름없는 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를때쯤 훈련장 인근 주차장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낙뢰 경고음이었다. 인터뷰 진행 당시만해도 하늘에서 번개나 천둥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1시간만 전만해도 한여름 햇살을 내리쬐던 하늘은 어느새 어두운 구름에 덮혀져 있었다. 인터뷰를 부랴부랴 마친 취재진과 김창수는 곧바로 그라운드 한켠에 설치된 임시 천막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잠시 후 낙뢰와 천둥이 번갈아 내리치며 훈련장은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때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는 밟아보지도 못한 채 버스 하차와 동시에 전원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체육관에는 이 날 가라대 대회가 열리고 있던 상황이라 선수들은 잠시 관중석에 앉아 대기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무작정 기다릴수 없다는 판단에 체육관 내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선수들을 이동시켰다. 태극전사들은 실외 훈련을 대비해 스트레칭 등 몸 풀기를 시작했다. 낙뢰는 1시간 넘게 훈련장 인근 지역을 강타했다. 곧이어 세찬 비가 쏟아져 내리며 기온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이다. 멕시코 월드컵을 준비하던 시기에 말레이시아에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훈련을 못한 적은 있지만 낙뢰로 인해서 이렇게 기다린 적은 없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마이애미 선 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온두라스의 평가전도 낙뢰 위험으로 인해 경기가 30분간 중단되고, 관중들이 실내로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대표팀은 낙뢰 주의보가 해제된 5시 45분에야 라커룸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실외 훈련 준비에 들어갔다. 훈련장 도착 1시간30분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홍명보호’는 언제 그랬느냐는듯 따가운 햇살 아래서 훈련을 소화했다. 미국 마이애미 지역은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 자연 재해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그로 인해 고속도로 변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시설에는 대피소가 마련돼 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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