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전 역투펼치는 안우진[포토]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2019.05.22.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열흘 휴식을 머릿속에 넣은 듯 경기 내내 불같은 공을 뿌렸다. 최고 구속 153㎞ 강속구와 140㎞대 슬라이더의 파워피칭은 물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적절하게 섞으며 자신의 이름 앞에 ‘선발투수’ 네 글자를 확실히 박아넣었다. 경험을 통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키움 안우진(20)이다.

안우진은 지난 28일 고척 LG전에 선발 등판해 97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1회부터 3회까지 3이닝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4회에 오지환에게 볼넷을 범하고 5회에 채은성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게 유이한 출루허용이었다. 슬라이더를 좌타자 몸쪽에도 마음껏 구사했고 커브로 타이밍도 꾸준히 빼앗았다. 이따금씩 던진 체인지업도 효과만점이었다. 빠르게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의 이미지를 벗고 네 가지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선발투수로 진화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5-0으로 LG를 꺾으며 “선발투수 안우진의 호투가 빛난 경기였다. 안우진이 2년차 투수답지 않은 배짱투를 펼쳐줬다. 특히 LG 타자들이 투구 패턴을 읽지 못하도록 여러 구종을 잘 섞어 던졌다”고 안우진에 투구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안우진은 데뷔 후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최다 탈삼진 타이, 최소 피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일 LG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에 임했고 당시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1년 만에 다시 LG를 만나 괴력투로 복수에 성공했다. 데뷔전에서 김현수에게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고개 숙였으나 이날은 김현수를 상대로 초구부터 커브를 던지는 배짱까지 증명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필승공식으로 우뚝 섰고 올해에는 선발진에 고정되며 경험을 쌓은 게 고스란히 기량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단 운용에 맞춘 전략도 적중했다. 안우진은 29일 엔트리서 제외되며 자연스레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한다. 특별히 몸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나이에 선발투수로 풀시즌을 소화하는 안우진을 두고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키움 구단의 방침이다. 안우진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경기 전 완급조절보다 전력으로 투구하자고 박동원 선배와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잘 지켰다”며 휴식을 고려해 전력투구를 펼쳤음을 설명했다.

휴식 기간 목표도 뚜렷하다. 그는 “쉬고 온 (이)승호형이 복귀하고 나서 밸런스가 좀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했다. 마냥 쉬기보다는 훈련하면서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지금 페이스가 좋지만 풀시즌을 치르기 위한 결정이니 몸관리 잘 해서 다음 경기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선발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더그아웃에서 상대 타자들을 연구한다.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최원태, 이승호와 타자들에 대해 논의하며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에게도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선발 등판 전 전력분석팀에서 자료를 받기에 앞서 예습하고 스스로 경기 플랜을 세우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안우진은 “박동원 선배님께서 경기에 앞서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오신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 또한 준비를 안 할 수 없다”며 일찌감치 공부하는 투수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날처럼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경기도 있지만 지난달 23일 두산전과 지난 16일 한화전에선 대량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안우진은 “기복을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 꾸준히 연구하며 훈련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 감독은 “젊은 선발투수들을 엔트리서 제외하는 것은 144경기 이후를 대비하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최원태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느꼈다. 올해에는 끝까지 우리 젊은 투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2018년 보다 뜨거운 가을무대를 응시 중이다. 올해에도 가을야구 중심에 안우진이 우뚝 서기를 바라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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