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이청용, 김태영 코치 장난에 '앗! 차가워!'
[스포츠서울] 2014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이청용(왼쪽 두번째)가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회복 훈련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던 중 냉수를 뿌리는 김태영 코치의 장난에 놀라고 있다. 2014. 6. 11. 마이애미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홍명보호’가 11박 12일간의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제 결전의 땅 브라질에 입성했습니다. 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전초기지로 삼은 마이애미가 태극전사들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을까요. 이들에게 광활하게 뻗은 마이애미 해변과 금발의 미녀는 떠오르지 않을 듯 싶습니다. 훈련장과 숙소를 오가는 지루한 스케줄이 이어지다보니 별다른 추억이 없을 수도 있구요.

아마도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세게 틀었던 에어컨이 아마 가장 먼저 생각이 날겁니다. 또 다른 선수들은 숙소였던 턴베리 아일리조트 내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던 칠면조와 닭들이 떠오를 수도 있구요. 또 하나 훈련 시간을 지연시켰던 무시무시한 낙뢰도 기억에 남겠군요. 마이애미 최종훈련일이었던 11일 오전(한국시간)에도 두차례 낙뢰 경보로 인해 대표팀의 그라운드 훈련이 20여분 정도 뒤로 미뤄졌답니다.

마지막으로 태극전사 23명에게는 마이애미하면 ‘가나’가 머릿속을 강하게 스쳐 지나갈겁니다. 선수들도 가나전 직후 깊은 실망감을 표출할정도로 예상치 못했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하지만 가나전 패배로 인해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성과를 속단하기는 힘듭니다. 완패를 당했지만 진짜 승부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이번 패배가 ‘보약’과 ‘예방주사’가 될지, 아니면 새드 엔딩의 복선이 될지는 두고 봐야합니다.

스포츠에서 어떤 종목이든 구슬땀을 쏟았던 장소는 ‘기회의 땅’이라는 명칭이 붙기도 합니다. ‘기회의 땅’이 되려면 전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힘든 훈련을 이겨낸 뒤 치르는 대회에서의 결과물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죠. 먼 훗날 또 다른 한국 축구 대표팀이 미국 마이애미를 다시 찾을 날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홍명보호가 머물렀던 ‘기회의 땅’에 돌아왔다는 보도를 봤으면 좋겠네요. 12일간 뙤약볕 아래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브라질월드컵의 꿈을 키워간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굿바이 마이애미.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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