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희-차예련-수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그야말로 걸크러시의 향연이다. 1985년생, 스포츠서울과 동갑내기인 여배우 이다희, 차예련, 수현에겐 나이가 같다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찬 세 사람이 카리스마 넘치는 커리어우먼으로 변신, 걸크러시 매력으로 시청자와 만난다는 점이다. 세 사람은 조금씩 다른 질감의 주체적 여성 캐릭터를 연기 안방극장에 통쾌함과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전작 ‘뷰티 인사이드’에서 시크한 메이크업과 화려한 패션으로 도도하고 세련된 ‘센 언니’ 캐릭터를 선보여 호평을 얻은 이다희는 현재는 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 포털업계 No.2 ‘바로’의 소셜 본부장 차현 역을 맡아 배타미 역의 임수정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불꽃 튀는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화끈하고 당당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탁월한 운동 실력으로 주짓수에 능하며 분노조절장애의 폭력전과 이력까지 있는 독특한 인물이다.

차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성추행범을 거침없이 때려 전치 12주를 만들기도 하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걸쭉한 입담으로 때론 사이다를 날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차현은 ‘불의’에 대해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안기며 매력적인 걸크러시라는 호평을 이끌고 있다.

차예련 역시 KBS2 월화극 ‘퍼퓸’에서 은퇴한 톱모델이자 모델 에이전시 이사 한지나 역으로 출연 중이다. 날카로운 이성과 프로의식으로 무장한 그는 완벽한 커리어 우먼으로서 매회 패셔너블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극 중 캐릭터처럼 실제 모델 출신인 차예련은 매회 독특하고 화려하지만 시크한 패션으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배우 주상욱과 결혼 그리고 출산 후 4년만에 복귀한 차예련은 변함없는 미모와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로 긴 공백을 무색케 한다. “이전과는 또 다른 ‘차도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차예련은 “이번 작품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 ‘톱모델’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몸매 관리에 더욱 신경썼다. 필라테스나 식단조절을 병행했고, 평소 배고픈 걸 참지 못하는 편이라 허기질 땐 두유나 귀리 음료, 견과류를 먹으며 관리했다”며 출산 후 완벽한 복귀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당당한 ‘워킹맘’으로서 배우 인생 2막을 시작한 그에게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등에 출연하며 해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수현은 하반기 방송 예정인 130억 대작 드라마 ‘키마이라’를 통해 약 3년 만에 국내 드라마로 복귀한다. ‘키마이라’는 1984년 연쇄살인 사건인 ‘키메라 사건’의 발단이 됐던 폭발 사고의 진범을 찾기 위해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 극 중 수현은 어린 시절 미국에 입양된 FBI 출신의 프로파일러 유진을 연기, 연쇄 살인범을 쫓을 예정이다. 특히 ‘키마이라’는 폭발 사고신, 추격신 등을 화려한 스케일이 예고된 작품인 만큼 수현이 펼칠 사이다 액션 연기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걸크러시 캐릭터가 많아지고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에 대해 문보현 KBS드라마센터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진정한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점점 주체적인 여성상들이 주목받는 시대다보니 드라마의 주시청층인 여성들 역시 좀더 솔직하고 당당한 여주인공을 좋아하고 보고싶어 하는 거 같다”며 “드라마를 통해 시대정신과 사회상을 그려내는 방송국이나 제작자들 역시 남주 보다는 당당한 여주 위주의 기획안을 많이 찾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서사를 이끌었던 JTBC ‘SKY캐슬’ 방영 이후 더욱 강해졌다”고 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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