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정주현,
LG 정주현이 9일 고척 키움전에서 타격하고있다. 2019.05.0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LG 주전 2루수 정주현의 불방망이가 달구벌을 뜨겁게 달궜다. 타격에서 아쉬움을 안고 있던 정주현이 보여준 연이틀 맹타는 LG의 고민을 한결 덜어줬다.

정주현은 20일 대구 삼성전에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린 정주현은 3회초와 5회초, 그리고 7회초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4안타 경기를 펼쳤다. 한 경기 4안타는 정주현의 한 경기 개인 최다 안타 기록이다. 1번 타자 이천웅과 테이블세터로 나선 정주현은 자신의 임무를 100% 이상 수행하며 LG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정주현의 앞뒤로 배치된 이천웅과 이형종도 나란히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내며 매서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정주현의 타격감이 이날만 반짝한 것이 아니라는 게 고무적이다. 정주현은 전날 경기에도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역전승의 선봉에 섰다. 2루타를 2개나 때려내며 그간 좀처럼 볼 수 없던 장타 본능까지 뽐냈다. 전날 경기 나타난 장타 본능은 이날 경기까지 이어져 홈런과 2루타로 연결됐다. 6타석 연속으로 안타를 때려내며 ‘강한 2번’으로 거듭났다. 정주현은 2경기에서 7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4타점에 4득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만점 활약이다.

뚜렷한 활약 없이 백업 멤버로만 머물던 정주현은 지난해 LG의 최대 고민이었던 2루수 자리를 꿰찬 주인공이다. 내야 수비가 불안하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수비를 중요시하는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파괴력은 항상 아쉬움을 남겼다. 올시즌에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높아 최소한의 역할인 출루에도 애를 먹었다. 장기인 수비도 흔들렸다. 5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치명적인 수비 실책을 저지른 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고, 17일 만인 지난 10일 1군에 올라왔다. 2군에서의 생활이 큰 도움이 됐을까. 1군에 돌아와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경기 후 정주현은 “이렇게 잘 칠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동안 너무 못쳐서 매 타석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2군행에 대해서는 “그동안 타석에서 중심이 떠 있어서 중심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또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들어선 것이 효과가 좋았다”며 “1군 코치님들께 죄송하고 2군 코치님들께는 감사하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이 섞인 인사를 전했다. 상승세를 탄 만큼 앞으로 팀의 승리를 위해 뛸 준비도 돼 있다. 정주현은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타석에서 안 될 때는 번트도 대고 주자가 있을 땐 진루타를 때리는 방향으로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