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응원
상파울루, 파라과이, 이과수 등지에서 모인 한국 교민들이 12일(한국시간) 이과수의 페드로 바소 훈련장에서 진행된 국가대표팀 훈련을 지켜보며 응원을 하고 있다. 이과수(브라질)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홍명보호’가 브라질 입성 후 첫 훈련을 진행한 12일(한국시간) 아과수의 페드로 바소 훈련장. 선수들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귀에 익은 “대~한민국”의 응원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산발적으로 터지던 응원구호는 어느 순간 하나의 소리로 모여 열렬한 환호로 바뀌었다. 관중석을 메운 푸른 눈의, 노란 머리의, 검은 피부의 이과수 주민들도 브라질 국기와 태극기가 함께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응원에 동참했다. 대표팀이 베이스캠프를 차린 이과수는 금새 홍명보호의 안방으로 변했다.

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라과이에서는 70여명의 교민들이 차로 5시간을 달려 이과수를 찾았다. 35가구 남짓, 10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과수의 한인들도 가세했다. 비행기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상파울루에서도 교민들이 건너왔다. 근처로 휴가를 왔던 미국의 교포들도 일정을 바꿔가며 훈련장을 찾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함이었다. 스스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며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는 기회였다. 상파울루에서 건너온 교민은 “이민살이 하다보면 애국자가 된다.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글썽이게 된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한국이 참가하는데 한국사람으로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라며 감격했다. 이날 훈련장에는 150여명의 교민들과 지역 주민들까지 모여 400여명의 관중들로 북적였다.

교민들은 이날 정오께 이과수의 버번호텔에 선수단이 첫 발을 내딛을 때도 가장 먼저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파라과이에서 현수막을 제작해 들고온 교민 예옥선(61)씨는 “이민생활이 38년째인데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겠나. 다들 생업이 있는 분들이지만 가까운 지역으로 대표팀이 온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도 들고,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 싶어 이곳까지 왔다”면서 “대한민국이 슬픈 사고를 겪은 때에 대표팀이 웃을 수 있는 일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대표팀은 교민들의 응원에 고개숙여 인사한 뒤 1시간 30분 가량 훈련을 진행했다. 수비수 홍정호는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대우가 달라졌다. 교민들의 환영을 받으니 이제 월드컵이라는 실감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박주호도 “많은 팬들의 응원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기분이 든다. 결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과수(브라질)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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