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홍명보 감독, '꿈은 다시 이루어지려나?'
[스포츠서울]홍명보 감독이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의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제 남은 시간은 단 이틀. 러시아와의 일전을 앞두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홍명보호’는 본선을 대비한 2차례 평가전에서 무득점을 기록하며 2연패를 당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 나서기도 전에 선수들은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엄습해오는 불안한 기운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전략이 중요하다. 3년전 올림픽대표팀 사령탑 시절을 떠올리면 해답을 찾을수 있다. 그가 P라이센스 논문 주제로 삼았던 ‘48시간 메니지먼트’가 이제 시작된다.

◇48시간 매니지먼트 논문에는 무엇을 담았나
홍명보 감독은 2010년 말부터 1년간 최고 지도자 자격인 P라이센스 코스를 밟았다. 교육생들이 잉글랜드 등에서 현장 교육을 받고 각자 논문을 만들어 잉글랜드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리처드 베이트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강사의 승인을 받아야 코스를 마칠 수 있다. 홍 감독은 당시 ‘48시간 매니지먼트’에 관한 논문을 작성했다. 베이트 강사와 수차례 토론과 논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논문은 국문과 영문, 국영문 혼용 등 3가지로 제작됐다.
2년 전 홍 감독의 P라이센스 논문을 접했던 한 축구계 관계자는 “홍 감독이 P라이센스 교육을 받을때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과의 선수 중복 차출 문제가 한국 축구의 화두였다. 홍 감독의 논문에 가장 기억에 남은 내용은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중복차출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올림픽 예선이 치러진 2011년 한 해동안 A대표팀과의 중복차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구자철 김영권 홍정호 등 2009 U-20 월드컵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20대 초반 선수들이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 중심자원으로 성장을 하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올림픽대표팀은 11월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레바논과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원정경기를 소화한 4명의 선수가 중동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낸 뒤 가장 힘들었던 경기로 2차 예선 요르단과의 홈 앤드 어웨이를 꼽았다. 최종예선의 숱한 경기를 놔두고 요르단전을 선택한 이유는 선수 차출 문제때문이다. 그는 “올림픽 예선 내내 감독도 어떤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할지를 소집 전날에야 알 수 있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올림픽 예선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데이에 열리지 않아 해외리그 클럽 소속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이 쉽지 않다. 홍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사령탑 시절 일본 J리그의 구단들을 직접 찾아가 대표팀 합류를 위한 동의를 얻을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홍명보감독
[스포츠서울]홍명보 감독이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에스타포르테 스타디움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악의 상황을 극복해내는 힘, 브라질에서도 통할까
홍 감독은 ‘48시간 매니지먼트’를 통해 올림픽 예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의외의 변수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마련하게 됐다. 모든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두고 선수 구성을 할 수 밖에 없어서 철저한 계산 아래 B플랜을 준비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1차전을 앞둔 현 시점도 지난 1년간 준비해 온 노력의 결과를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여러모로 여건이 좋지 않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H조 4개국 중에서 가장 먼저 대표팀 소집을 실시했지만 정작 23명 최종엔트리 선수들이 전원 팀 훈련을 시작한지는 10여일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뒤늦은 황열병 예방 접종으로 인한 후유증과 변덕스러운 전지훈련지의 날씨로 인해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찾는데도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하지만 본선을 마무리되고 나면 지나간 모든 것은 핑계일뿐이다. 남은 48시간동안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홍 감독은 경기전 48시간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준비기간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도 소중한 자산이 됐다. 선수, 코치에 이어 감독으로서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도전하는 홍 감독은 지금까지 경험과 노하우를 48시간에 녹여야하는 마지막 숙제를 안게 됐다.


이과수(브라질)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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