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미 16번홀 아이언샷 날리고 있다
곽보미가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2라운드 16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 | KLPGA

[여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주 백수로 지내야 하니까 잘 쳐야죠.”

솔직하고 털털한 한 마디, 한 마디가 귀에 들어왔다. 곽보미(27)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면서 상위권에 매겨졌다.

곽보미는 13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 컨트리클럽(파72·6527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면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1~2라운드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오후 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단독 4위에 올랐다. 전날 1라운드에서도 5언더파를 해내면서 공동 4위를 해낸 그는 조정민, 이다연 등 선두 경쟁 중인 다승자에게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조용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2010년 KLPGA에 입회한 그는 아직 정규투어에서 우승이 없다. 2012년과 2016년에서 정규투어에서 활동하다가 2015년 드림투어에서 2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보이스캐디-백제CC 드림투어 10차전에서 3년 만에 우승했다. 다시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는데 올 시즌 초반 주요 대회에서 컷 탈락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달 30일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엗서 13위를 기록하면서 조금씩 샷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침내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생각보다 퍼트가 잘 돼서 실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무리한 욕심보다 타수를 잃지 않는다는 마음으로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부문에서 평균 255.79로 전체 5위를 기록하는 등 장타자로 불리는 그는 정규투어 복귀 시즌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쇼트게임을 다잡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 대회를 앞두고 지난 주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오픈에 참가하지 않는 대신 영광에서 열린 KBC 드림투어에 참가했다. 그는 “그린 스피드는 (정규투어와)달랐지만 아이언 샷 부분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사실 내가 퍼트가 약점이기에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더 높이려는 목적이 있는데 나름대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의지대로 올 시즌 평균 그린적중률은 74.34%에 달했는데 이날 2라운드만 봐도 83.33%로 한결 나아졌다.

곽보미 16번홀 퍼팅후 볼을 바라보고 있다
제공 | KLPGA

9년간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투어 생활을 해온 그는 우승 등 화려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골프에 새로운 눈을 떴다고 한다. 그는 “골프는 하면 할수록 알다가도 모르는 종목이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그것을 오히려 즐긴다. 스스로 꾸준히 잘 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한 방을 노리는 스타일도 아니다”며 “무리한 욕심보다 즐기는 골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상위권엔 있지만 타수를 잃지 않는 게 우선이고, 시즌 전체적인 목표도 시드유지”라고 했다. 내려놓는 마음 속에서 새로운 빛을 찾겠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대회 직후 휴식기에도 드림투어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드림투어 출전 신청을 해놨다. 그냥 쉬는 것보다는 경기를 뛰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일단 (정규투어) 3주를 쉬는 데 3주간 백수이지 않느냐. 그래서 이 대회를 더 잘해야할 것 같다”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그는 “3주 쉴 때 레슨도 받으면서 샷을 더 잡으려고 한다. 후반기에도 꾸준히 내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