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러시아전 준비하는 홍명보 감독,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스포츠서울]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16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마투 그로수 연방대학에서 훈련을 시작하면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는 선수들 곁을 걷고 있다. 2014. 6. 16. 쿠이아바(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홍명보호’는 브라질 입성 후 7차례 훈련 중 단 2차례만 공개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에서 비공개 훈련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전면 공개 훈련을 진행했던 지난 13일에도 홍명보호의 시계 바늘은 여전히 파주NFC와 미국 마이애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본선 1차전을 5일 남겨둔 시점이었지만 패싱과 수비 조직력, 공격 빌드업 훈련에만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취재진이 지켜본다고 해도 이 시점에서 너무 기본기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법한 장면이었죠.

결전의 시간은 다가오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여기저기에 보이는데 정작 대표팀은 애초에 정해진 시간표대로 꿋꿋이 스케줄을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 훈련에서 공격수들은 최근 2차례 평가전동안 골 맛을 보지 못했는데도 골 결정력을 보강하기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슛 훈련은 정규 훈련을 마친 뒤 공격수들이 10여분간 진행하는 것이 전부였죠. 세트피스 훈련도 ‘나머지 공부식’으로 키커인 기성용과 중앙수비수 4명의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전지훈련지였던 미국 마이애미부터 대표팀을 동행 취재하면서 비공개 훈련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는 “아마 비공개 훈련에서 진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하나씩 풀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무성했죠.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통상적으로 클럽에서 비시즌 기간 활용하는 6주짜리 팀 훈련 스케줄을 월드컵 본선을 앞둔 대표팀의 특성에 맞춰 4주로 줄여서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첫 2주는 파워와 지구력을 단련하는데 집중하고, 나머지 2주간은 경기에 필요한 순발력과 민첩성을 키우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선수들은 홍 감독이 마련한 스케줄에 따라 그저 묵묵히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고 이제 지난 4주간의 담금질 결과는 러시아와의 본선 1차전 종료 휘슬과 함께 발표가 될 겁니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16차례 평가전을 통해 5승3무8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특히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펼친 2차례 평가전에서 무득점 5실점으로 연패를 당했죠. 본선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기보다는 좌절감만 더해졌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로 표출된 결과와 겉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 줄수는 없다고 봅니다. 함께 위기를 겪고, 아픔을 견뎌내면서 태극전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얻었을지 모릅니다. 지난 1개월간 밖으로 보여진 홍명보호는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러시아와의 한판승부에서 숨겨진 진면목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쿠이아바(브라질)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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