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올 상반기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담보대출 위주의 이자수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그룹 중 상반기 1위 실적을 기록한 신한금융은 지난해보다 6.6% 증가한 1조9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KB금융 1조8368억원 ▲하나금융 1조2045억원 ▲우리금융 1조1790억원 순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일회성 비용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경상기준으로는 지난해외 비슷하거나 더 많다. KB금융은 지난해 은행 명동 사옥 매각이익(세후 약 830억원) 등의 요인이 있었으며, 하나금융은 지난 1분기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1260억원)이 발생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각 금융그룹마다 실적 발표에 역대 ‘최대치’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으며, KB금융은 2분기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더한 ‘핵심이익’이 역대 최대지를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경상기준 상반기 최대다.

특히 2분기 순이익만 보면 증가세가 더욱 뚜렷하다. 신한금융은 9961억원, KB금융은 9911억원으로 1분기보다 각각 8.5%, 17.2% 늘었다. 하나금융은 6584억원, 우리금융은 6103억원, 증가율은 20.6%, 7.3%에 이른다.

반면 기업들은 수출 부진에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이처럼 역대 최대치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에서 담보대출 위주의 이자이익 덕분이다. 각 금융그룹마다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자이익의 증가세는 상반기에도 꾸준했다.

신한·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각각 3조9041억원, 4조54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 4.8% 늘었다. 지난 1윌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상반기 2조9309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5.3% 많은 2조886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4개 금융그룹이 상반기에 거둔 이자 이익은 총 14조2700억여원에 이른다. 2분기 기준 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이자 이익은 각각 ▲1조9963억원(1분기 대비 4.6% 증가) ▲2조2971억원(2.0% 증가) ▲1조4600억원(2.3% 증가) ▲1조4763억원(1.5% 증가)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0∼80%에 이른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은행 외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을 쏟아도, 결국 이자마진에 기대 ‘손쉬운 이자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보다 26.7% 많은 비이자 이익을 거둔 신한금융을 제외하면 오히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오히려 7.3%, 4.7%씩 줄었다.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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