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호, 김영권
황석호(왼쪽)와 김영권이 7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인 턴베리 아일 리조트 내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홍명보호’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다. 러시아전 이후 5일만에 열리는 경기지만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 무대가 주는 압박감으로 인해 선수들의 피로도는 배가될 수 밖에 없다.

러시아전을 지켜볼 때 한국 대표팀 내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든 자원도 눈에 띈다. 공격진에서는 선발과 교체 멤버의 역할이 나눠져 있는 반면 수비라인에서는 쉽사리 교체카드를 쓰기 어렵다. 특히 중앙수비수의 경우 부상 등의 돌발 변수만 없다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러시아전에서 홍정호가 교체 아웃된 뒤 수비 조직력에 균열이 일어나 실점을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반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균질화된 상태에서는 베스트11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는 선수를 기용해 교체 카드 1장을 버리게 된다면 팀 전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체력적으로 홍정호가 그동안 훈련량이 부족했다. 홍정호의 (갑작스러운)교체 카드로 인해 실질적으로 교체카드 한장을 공격진에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당초 전략대로라면 러시아전 후반에 투입된 이근호, 김보경과 함께 공격진의 활로를 개척해 새로운 조커가 그라운드에 나섰어야한다. 특히 쿠이아바의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러시아 수비진이 경기 종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던 상황이라 날려버린 교체 카드 1장이 더욱 아쉬웠다. 홍정호는 지난달 28일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발목과 발등 부상을 당해 5일간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복귀 이후에도 부상 부위의 통증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단시간에 체력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알제리전을 대비해 B플랜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중앙수비수의 교체는 수비라인 전반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을 러시아전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에 남아줄 수 있는 수비 자원을 출격시키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홍정호를 벤치에 앉힌다면 황석호가 유력한 대체자원으로 꼽힐 수 있다. 황석호는 러시아전에서 위험지역에서 걷어낸 볼이 상대 공격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는 김영권과 함께 런던올림픽 본선 전경기에서 호흡을 맞추며 동메달 신화의 발판을 마련한 주인공이기도하다.
홍정호~김영권 조합만큼 황석호~김영권 콤비도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 감독이 체력적인 문제를 고려해 알제리전에서 수비라인의 변화를 줄지 지켜봐야한다.


이과수(브라질)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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