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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매(梅) - 청자상감당초문호, 230x120x480mm, 철, 돌, 2018. 제공|장은선갤러리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철 조각가 김광호가 ‘그림자와 여백’전을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장은선갤러리에서 연다.

사군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조각가 김광호는 자연석과 철을 결합해 평면인 문인화 사군자를 입체로 표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철(鐵)로 선(線)을 그리겠다”는 의도하에 차갑고 강인한 철을 조각해 그림자까지 작품으로 끌어들이며 입체 조각을 완성했다.

김광호 작가는 “사군자라고 하면 보통 화선지의 수묵화를 떠올리는데, 그런 통념을 깨고 입체로 만들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와 ‘부작난도’는 입체적인 풍경과 난(蘭)을 평면적인 수묵으로 표현했지만 나는 그 그림을 다시 입체화시켰다. 철을 오려 형태를 만들고 돌에 구멍을 뚫어 철을 심는다. 난은 줄기 하나하나를 다 떼어서 심는다”고 말했다.

사군자를 소재로 하는 이유는 옛 문인들이 사군자를 치며 정신을 가다듬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

김 작가는 “붓으로 사군자를 그리는 것처럼 한 호흡으로 끝낼 수는 없다. 조각은 노동이기 때문이다. 돌에 구멍을 내고 철을 자르고 갈고 붙이며 노동의 무념무상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관람객들은 입체가 된 사군자의 신비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이 놓인 공간과 그림자까지 작품이 되기 때문에 감상의 폭이 넓어진다.

철을 소재로 애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전부를 다 표현할 수 있는 매체다. 철은 공간과 평면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며, 무엇보다 그림자와 가장 닮은 재료이다. 철로 빚은 사군자는 두렵고 싫은 자기 자신을 수용하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입체 조각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김광호 작가는 경북대학교 미술과 및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장은선갤러리 외 20여회의 개인전을 열며 작품활동을 해왔다. 현재 K조형 연구소 소장,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조각가협회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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