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손흥민, 울다가 쓰러질라...
[스포츠서울]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에서 벨기에에 패하면 16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의 손흥민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통곡하고 있다. 2014. 6. 27. 상파울루(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 한판승부였다. 한국이 세계 축구에서 어느정도의 위치에 와 있는지를 알려준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끝난 벨기에와의 조별리그에서 0-1로 졌다. 전반 44분 벨기에 미드필더 드푸르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우위를 점했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태극전사들은 눈물을 훔치며 아쉬움을 달랬고, 한국 응원단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더 없이 무거워보였다.

◇기본기에서 졌다
한국이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홍명보호’의 공격진은 벨기에전 90분 내내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격진의 손발은 매번 맞지 않았다. 상대의 뒷 공간을 침투하는 패스도 찾아볼 수 없었고, 골문으로 향하는 2대1패스도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기본기였다. 부정확한 패스와 불안한 퍼스트 터치로는 탄탄한 벨기에의 수비진을 뚫어낼 수 없었다. 역습 상황에서도 물 흐르듯이 이어져야 할 패스는 2~3차례가 이어지면 중간에 실수가 나오면서 번번이 공격의 흐름을 끊어놨다. 또한 상대 진영에서 공격 루트를 찾기 위해 볼을 돌리는 상황에서도 둔탁한 볼 터치로 인해 여러차례 소유권을 뺏기며 위기를 불러왔다. 톱니바퀴와 같은 공격 조직력은 결국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전반적으로 평균 이하의 볼 컨트롤을 보여줬다. 그로 인해 드리블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결국 후반 중반 이후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게됐다.

◇냉정했던 벨기에와 한계를 직시한 한국
벨기에는 후반 들어 수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수비에 중점을 둔 경기 운영을 벌였다. 전반 45분동안 한국 공격진의 스타일을 파악한 벨기에 수비진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1대1상황에서는 벨기에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한국이 공세를 펼치면 수비진영에서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로 인해 이근호, 구자철 등 중앙 공격자원들은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잡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 수비수들에 둘러싸인채 볼을 소유한 선수가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결국 중앙으로 투입된 볼은 최전방 또는 측면으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채 결국 포백 수비라인으로 후퇴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한국은 역습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득점 찬스를 뽑아내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결국 벨기에의 문전을 제대로 두드려보지도 못한 한국은 공격작업만 이어가다 지쳐버렸다. 벨기에는 그 틈을 타 후반 33분 얀 페르통언이 역습상황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태극전사들에게는 결정타였다.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벨기에의 벽은 높았다. 벨기에 수비진은 페널티박스 라인까지는 공간을 허용했지만 개인 기술에 약한 한국 선수들의 돌파를 여지없이 끊어냈다. 결국 ‘홍명보호’는 개인 능력과 기술에서 벨기에에게 완패를 당했다. 스코어는 0-1로 1골차였지만 3골차 이상의 대패보다 정신적인 여파는 더욱 컸다.
상파울루(브라질) |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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