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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9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경기 모습.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2021년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하는 한국 남녀 검도대표팀이 확 달라진 훈련 방식으로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 검도는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단체전 준우승과 남자 개인전 준우승(조진용), 공동 3위(박병훈)를 달성했다. 여전히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뽐냈지만 우승 고비에서 종주국 일본을 향한 편파판정의 희생양으로 떠오르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2년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회를 앞두고 남녀 대표팀은 지난 인천 대회에 이어 서바이벌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거에는 대표 선수를 미리 정하고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행했는데 이번에는 조기 확정 대신 후보 선수 범위를 늘려서 경쟁 체재를 만든다. 편파판정을 넘어 경기력으로 일본을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내 대회 입상자와 국가대표 후보 선수 합숙훈련에서 성과 등을 반영하고 중간 평가회의를 열어 대표 기준 미달자를 가려내는 작업을 반복한다. 2021년 초에 최종 명단을 확정한다.

다만 훈련 방식은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총감독 1명을 두고 남녀부 각각 1명씩 담당 지도자를 뒀는데 모두 남자 지도자였다. 그러나 프랑스 대회를 앞두고서는 여자 지도자를 수혈해 여자 선수들을 전담으로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대표팀 내 성추행 논란과 더불어 달라진 체육 문화가 궤를 같이한다. 검도대표팀은 이전에 뼈아픈 성추행 논란이 휘청거린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여자 선수를 지도하던 A감독이 20대 여자 선수 10명에게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등의 명목으로 19차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 및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5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대한검도회 관계자는 “전례 없는 성추행 사건으로 대표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 면을 충분히 고려했고 내부에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선은 여자 지도자 선임이고, 남녀 분리 훈련이다. 이전까지 모두 남자 지도자가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검도 뿐 아니라 타 종목 역시 여자 선수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중시한다. 특히나 여자 선수 특성에 맞는 훈련법이나 멘탈 코칭 등이 중시되는 시대인만큼 검도 역시 세분화한 훈련 방식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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