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 3분기 누적 이자이익 21조5590억원

-은행 중심으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증가세가 ‘견인’

-4분기 ‘암울’ 전망...전문가 “이익 다변화 꾀해야 할 것”

[스포츠서울 문지현 기자]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4대 금융그룹들이 올해 3분기까지 이자로 거둬들인 이익이 21조원을 넘어섰다. 수출 부진에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내우외환이 겹쳐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일반 기업들과 달리 금융지주사들은 활짝 웃는 모양새다.

이 같은 성적은 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들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21조5590억원(올 3분기 누적기준)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수준인 20조5866억원보다 9724억원(4.72%) 증가했다.

KB금융은 1년 전보다 2771억원(4.2%) 증가한 6조8686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까지 5조9280억원(전년동기대비 5.31% 증가)을 거둬 증가 폭 1위를 차지했다. 우리금융(4조4170억원)과 하나금융(4조3454억원)도 만만찮은 이자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성적은 은행 이자의 급증 덕이다. 국민은행(4조7474억원), 신한은행(4조3930억원), 하나은행(4조0730억원), 우리은행(3조9963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분기 이후 성적표는 어두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25%로 내리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7월에 이은 10월 금리 인하로 은행권 NIM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 부양 측면에서 추가 금리 인하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어 은행은 저성장·저수익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지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新) 예대율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내린다. 우리 경제외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대출을 줄이고 혁신성장 지원, 포용적금융 등을 위해 기업대출을 늘리라는 취지다.

이에 금융사들은 이자이익에 의존하기보다는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등 이익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지현기자 mun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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