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이유비 강형욱3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예능대부’ 이경규가 ‘큰 그림’을 선보였다. 자신이 직접 기획한 예능 프로그램을, 최소한 ‘10년’은 유지하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야심판 계획이었다.

KBS2 새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 제작발표회가 4일 오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MC 이경규, 강형욱, 이유비와 이태헌 PD이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의 마음을 읽는 듯한 솔루션으로 인간의 탈을 쓴 강아지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 ‘개통령’(개+대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의 지도 하에 이경규와 이유비가 반려견 훈련사에 도전장을 던지는 성장기를 담았다.

방방곡곡 전국의 개를 만나러 다니며 벌어지는 이경규, 이유비의 훈련사 도전기를 통해 반려견을 완벽히 이해하고, 개와 사람이 행복해지는 펫티켓을 배운다는 내용으로 꾸려진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안소연 코엔미디어 PD는 “프로그램이 이경규를 섭외한 게 아니라 이경규가 우릴 섭외 했다. 이경규가 메인 작가와 논의해 강형욱을 섭외해 프로그램을 기획한 뒤 제작진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한 이경규는 “많은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 제의가 들어왔는데 안한다고 했다. 강형욱과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만나서 얘기를 나눈 결과 내가 제자가 되서 배우는 과정을 공개하면 시청자가 반려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경규는 “해보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어떤 개에 물릴지 몰라 파상풍 주사까지 맞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천만 반려견 시대에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게 노력하겠다. 사람들이 방송을 보며 ‘강아지는 저런 생각을 하는 구나’ 깨달을 수 있게 하겠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집에서도 훌륭한 ‘개버지’로 태어나게 됐다. 우리 개들이 좋아한다. 주인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사가 되려면 10년이 걸린다더라. 출연 10년은 보장받는 프로그램이다”라는 ‘본심(?)’을 숨기지 않았다.

어린 시절 꿈이 수의사였지만 성적이 부족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경규는 “훈련사 과정을 배워서, 내가 방송을 떠나게 되더라도 취미 생활로, 혹은 봉사 활동으로 훈련을 하면 멋지지 않을까싶다. 개들과 어울려 노니 행복하다”고 했다. 행사 진행자가 “방송을 떠날 생각을 하는 건가. 언제 떠나나”라고 묻자 “너 떠나고 난 다음에”라고 되받았다.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힘들어하며 짜증내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경규는 “악마의 편집”이라고 일축했다.

이유비는 이경규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데 대해 “처음 시작할 때는 이경규 선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 걱정이 많았다. 선배가 까칠하고 예민하단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 촬영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 너무 열심히 하고 자극제가 된다. 선배가 나를 많이 도와준다. 하지만 동기로서 이경규 선배에게 라이벌 의식도 있다. 누가 빨리 발전하는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떨결에 두 제자를 가르치게 된 강형욱은 “스스로 부족해 제자를 받지 않는다. 제자라면 먹여살려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두분께는 그런 생각을 안해도 될 거 같긴 하다. 두분을 모시고 반려동물을 어떻게 키우는지, 생명 인지 감수성이 뭔지를 알리고 반려견 문화를 알리고 싶어 시작했다. 두분을 꼭 훈련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 명의 훈련사 자격증 취득까지 목표로 하는지 묻자 강형욱은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동네에 강아지 훈련사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그 정도까진 되게 하려 노력하겠다. 프로 훈련사까진 아니고 세미 훈련사 정도까진 되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경규는 “중간에 선생님을 바꿔서라도 프로 훈련사가 되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 10분 KBS2에서 방영된다. 이경규는 “‘남자의 자격’ 이후 오랜만에 KBS에 돌아왔다. 최근 KBS에서 런칭한 다른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도 많은 취재진이 잘 써줘 잘되고 있다. 이번 한번만 더 밀어달라. 그 다음 씹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 이번까지만 좀 밀어달라”며 예능대부다운 입담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