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방송인 이경규가 2년 만에 KBS 예능으로 돌아왔다. 새 월요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와 금요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통해 주중 KBS 예능을 꽉 채우겠다는 포부다.

4일 첫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견과 사람이 행복하게 어우러져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프로그램. 이경규와 이유비가 강형욱의 제자가 돼 훈련사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다.

첫회에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경규의 일상 모습이 공개됐다. SBS ‘아빠를 부탁해’ 당시 공개됐던 두치와 뿌꾸부터 KBS2 ‘남자의 자격’ 당시 분양 받았던 남순이 그리고 장군이와 햄스터까지 5마리 반려견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이경규는 강아지들의 이름을 까먹어 잘못 부르는가 하면 용변을 치우는 척하다가 휴지로 다시 덮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반려견들과 산책을 나온 이경규는 걷다 못해 자꾸 쉬었고, 이 모든 모습을 몰래카메라를 통해 지켜본 강형욱은 “개를 잘 알기보다 그냥 개를 좋아하는 아저씨다”라고 ‘팩트폭격’을 날려 웃음을 안겼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반려견을 자주 언급하며 연예계 대표 애견인으로 자리잡은 이경규지만, ‘개는 훌륭하다’를 본 이경규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앞서 안소연 PD는 “강형욱이 이경규를 제압하는 모습이 예능적인 차별화 포인트”라고 밝힌 바 있어, 과연 ‘호통령’ 이경규가 ‘개통령’ 강형욱을 만나 어떤 변화를 맞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경규 이유비 강형욱3

이에 앞서 이경규는 지난달 25일 첫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으로 먼저 시청자들과 만났다.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맛.잘.알’(맛을 잘 아는) 6인의 스타들이 혼자 먹기에 아까운 필살의 메뉴를 개발하고 이 중 메뉴 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실제 전국 편의점에서 출시되는 신개념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이다.

이경규는 이영자, 정혜영 등과 함께 메뉴를 개발하는 출연진으로 ‘편스토랑’에 합류했지만 실제로 그의 역할은 출연진 그 이상이다. 필터링 없는 유쾌한 입담과 예능에서 본 적 없는 이영자와의 티격태격 케미는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요 웃음 포인트다.

특히 이경규는 ‘음식’과 관련해 KBS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11년 ‘남자의 자격’을 통해 참여한 요리 대회에서 직접 만든 ‘꼬꼬면’을 선보였고, 비록 대회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중에 판매된 꼬꼬면은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제2의 꼬꼬면’ 탄생을 예고한 ‘편스토랑’에서 이경규가 펼칠 활약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온 KBS에서 이경규는 두 프로그램 모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tvN ‘신서유기7’와 시청률 경쟁에 놓인 ‘편스토랑’에 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단언하는가 하면, ‘개는 훌륭하다’가 3주 이내 시청률 1위를 할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우선 출발은 나쁘지 않다. ‘편스토랑’은 1회와 2회에서 4~5%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작인 ‘으라차차 만수로’가 2.2%로 막을 내린 것을 고려했을 때 의미있는 성과다. 첫방송된 ‘개는 훌륭하다’는 1.9%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웃음보단 공익성과 교육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경규에 대해 KBS가 거는 기대와 이경규와 제작진이 안은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9년 만에 종영한 월요 대표 예능 ‘안녕하세요’의 빈자리와 KBS 예능의 불모지였던 금요 밤 시간대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동시에 안게 된 이경규다. 또한 최근들어 장수 프로그램들의 폐지로 KBS 예능이 대대적인 개편을 맞은 가운데, 기존 예능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신규예능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막대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이경규에게 KBS와 시청자가 기대하는 바도 상당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JTBC ‘한끼줍쇼’와 채널A ‘도시어부’ 등 종편과 케이블을 넘나들며 활약한 이경규지만 유독 KBS에서는 그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 연달아 KBS 신규예능에 합류한 것에 대해 이경규 소속사 측은 “두 프로그램 모두 기획안이 좋았다. 특히 ‘개는 훌륭하다’는 이경규 씨가 기획안을 보고 제작사 먼저 컨택했고, 그 기획안을 KBS에서 하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연달아 출연을 결정한 것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KBS에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2000년대 초 ‘해피선데이’를 시작으로 ‘남자의 자격’, ‘날 보러와요’ 등으로 KBS 예능 붐을 이끌었던 이경규가 다시 돌아온 KBS에서 또 한번 ‘예능 대부’로서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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