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연pd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지난 6월 출범한 KBS2 예능 프로그램 ‘썸바이벌 1+1-취향대로 산다’(이하 ‘썸바이벌 1+1’)가 20일 방송을 끝으로 20부작을 마무리했다. ‘썸바이벌 1+1’은 싱글 청춘남녀들이 마트에 모여 썸도 타고 장도 본다는 콘셉트의 국내 최초 마트 로맨스 프로그램. 오로지 취향만으로 썸을 탄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기존의 커플 매칭 프로그램들과 차별점을 뒀다.

TV조선 ‘연애의 맛’부터 채널A ‘하트시그널’ 시리즈까지, ‘연애’는 이미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 그만큼 새로운 연애 예능 출범이란 부담감도 컸을 터. 연출을 맡은 강승연 PD는 ‘썸바이벌 1+1’에선 드라마적인 면보단 정말 현실에 있음 직한 ‘썸’을 만들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연애 예능은 동고동락을 같이하지만 사실 현실에선 소개팅, 미팅처럼 누군가의 소개에 의해 짧은 만남으로 시작하지 않나. 진짜 리얼한 썸은 그게 아닐까 생각했다”는 강 PD는 “현실에 있음 직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첫 만남의 설렘과 썸을 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 PD가 ‘썸바이벌 1+1’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리얼함’이었다. 출연진 역시 연애에 대한 진정성을 1순위로 보고 섭외했다고. 강 PD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보니 아무래도 본인이 연애하고 싶다는 의지가 진짜로 있는 게 중요했다. 녹화 현장에서 보면 본인의 의지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눈에 보인다. 그래서 정말로 연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한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이 볼 때 공통적으로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썸남썸녀들 위주로 섭외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에서 비록 커플 매칭에 실패해도 녹화를 마치고 출연자들이 함께 회식을 하며 또 다른 만남을 가졌다는 전언이다. 강 PD는 “하루종일 같이 붙어서 촬영을 하다 보니 썸남썸녀끼리 엄청 친해지는 것 같다. 커플이 되든 안 되든 녹화가 늦게 끝나도 다 같이 회식을 하는 분위기였다. 같이 출연했던 사람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어서 꾸준히 연락을 하고 커플이 된 사람끼리 개인적으로 친분을 계속 이어나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로 커플이 된 출연진들도 있을까. 이에 대해 “실제로 아주 잘 만나고 있고, 커플 여행도 다니시는 분들도 있다”며 “방송에서 커플이 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연락하고 지내는 분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에서 공개하는 걸 원치 않으셔서 조용히 응원해드리면서 혹시 결혼하게 되면 연락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하며 웃었다.

썸바이벌_제작발표회

‘썸바이벌 1+1’의 출연진들은 좋아하는 면, 음료, 반찬 선택을 시작으로 다양한 취향 매칭을 통해 취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장도 보고 게임을 즐기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오로지 취향으로 남녀가 썸을 타고 연애를 시작하는 리얼한 모습을 담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결국은 외모와 스펙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촬영을 하면서도 취향의 범위가 어디까지일지 고민이 많았다는 강 PD는 “좋아하는 음식, 애장품, 옷 입는 스타일. 이런 취향도 있지만 운동을 잘하거나, 말을 잘 하는 것 등 무형의 형태는 직업에서 주로 많이 드러난다. 그래서 스펙 또한 취향의 한 형태일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외모, 스펙이 좋아도 취향이 맞지 않으면 못 만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외모나 스펙은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것 또한 그 사람의 취향이기 때문에 취향대로 산다는 프로그램 모토는 비교적 잘 지켜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썸바이벌 1+1’의 시작은 썸을 타고 싶은 일반인 출연자들와 이수근, 김희철, 소유, 피오 4명의 MC로 이뤄졌지만, 중반부부터는 김기범, 최희, 정모, 도티 등 연예인들 중심으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콘셉트 변화의 이유에 대해 강 PD는 “비연예인들이 보여주는 날 것의 느낌과 신선함도 좋았지만 교양, 다큐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을 100% 비연예인에게 맡기기에는 아무래도 불안한 요소들이 있었다. MC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끌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연예인을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연애 예능은 비연예인이 나오더라도 고정출연자로 몇 회씩 이어져서 시청자들이 그 사람에게 친숙함을 느낄 시간이 있지만, ‘썸바이벌 1+1’은 딱 썸타는 시점, 소개팅의 하루를 담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가 출연자들에게 익숙함을 느낄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대안으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연예인들이 썸을 타면 시청자들도 더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연예인을 섭외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MC 김희철, 소유의 썸남썸녀로 출연 의사도 한몫 했다고. 강 PD는 “연예인들도 한창 썸 타고 연애하고 싶어하는 나이인데, 공개적으로 연애하기 어려운 직업이다보니 오히려 이렇게 방송에서 짧게나마 공개적으로 썸을 타보고 그 상황을 즐기고 오랜만에 이런 설렘을 느껴봤다고 좋아하면서 녹화가 끝난 후 뒤풀이도 가더라. 연애에 목말라하던 연예인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된듯하여 뿌듯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S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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