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성진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LG전자의 가전 사업을 이끈 주역이었던 최고 경영자 조성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조성진 부회장은 LG전자에 1976년 9월에 입사한 이래 43년여간 몸담아 회사의 가전사업을 최고 브랜드로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재임기간 내내 그는 LG가전에 장인정신 DNA를 심으며 글로벌 1위 브랜드로 바꾸는데 이바지했다.

지난 2016년 말 그는 LG전자 CEO에 선임되며 LG브랜드를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상반기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최대 가전 업체인 미국 월풀을 앞서며 또 하나의 신화를 더했다.

조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한 이후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을 다닌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은퇴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 했기에 후회나 부끄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기술속국이 되지 않아야 된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연구개발에 몰두했던 때가 이젠 마음 속 추억으로 아련히 남는다”면서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더 튼튼하고 안정된 회사, 미래가 좀 더 담보된 회사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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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제공|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9월 금성사(LG전자 전신)에 입사해 43년여 동안 LG전자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그는 세탁기 분야 장인으로 꼽힌다. 조 부회장이 입사할 당시만 해도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된 시절이었지만 그는 대중화를 위해 2012년까지 36년간 세탁기에 매진하며 확신을 현실로 이끌었다. 2012년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전반을 맡았다.

또한 조 부회장은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H&A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놓았다. 지속적인 R&D 투자,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적 수익구조 등을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이후에는 프리미엄 가전 구축에 힘을 쏟았다. 한국 가전업체로 처음으로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성공적으로 런칭시켜 LG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세상에 없던 제품뿐 아니라 LG 퓨리케어 360°공기청정기, 코드제로 A9 등을 꾸준히 선보였다. 가전업계에서는 ‘신가전’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조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용 헤드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오스트리아의 ZKW 인수했다. 또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렸다.

TV부문에서 그는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에 집중하며 TV사업의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이외에 조 부회장은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역량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외부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미래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빠르게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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