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나성호, 한 발 늦었다...
한국의 나상호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2019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슛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19. 12. 15.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벤투호’에서 필드골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벌써 5경기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2019 결선 2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이겼다. 지난 홍콩전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이 날 결승골은 전반 13분 만에 나왔다. 왼쪽에서 주세종이 올린 코너킥을 골대 가까운 편으로 빠르게 돌진한 김민재가 받아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는 지난 1월 아시안컵 중국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골맛을 보며 ‘중국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승리하긴 했으나 한국이 압도적인 공세를 펼친 것을 고려할 때 추가골, 특히 필드골이 나오지 않은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90분 내내 중국을 압박하며 우세한 경기를 했다. 황인범과 이영재, 주세종을 중심으로 하는 허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고, 나상호, 이정협 등이 짜임새 있는 공격을 구사하며 수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내용과 흐름을 보면 당연히 추가골이 나와야 하는 경기였으나 한국은 1골에 그쳤다.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고도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하거나 마지막 슛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막판 김인성과 문선민을 투입하고 나상호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등 공격진에 변화를 줬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홍콩전보다는 경기 내용이 괜찮았으나 필드골을 넣지 못한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 경기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벤투호는 지난 10월10일 화성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둔 이후 무려 5경기에서 필드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북한,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고, 브라질에 0-3으로 패할 때도 무득점에 그쳤다. 지난 홍콩전에서 2골을 넣기는 했으나 한 골은 직접 프리킥 득점이었고, 다른 한 골은 코너킥을 통한 세트 플레이에서 나왔다. 브라질전의 경우 우리가 상대에게 압도 당했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봐야 하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경기를 주도하고도 필드골을 넣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유럽파가 있든 없든 하나 같이 만들어가는 득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세트피스로 만드는 골에도 의미는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에는 코너킥이나 프리킥으로 골을 넣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세트피스에 강점이 있다는 것에는 분명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축구를 추구한다. 결국 과정을 만드는 최종 목표는 골인데 이렇게 필드골이 나오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면 벤투호에게도 좋지 않다. 사실상의 결승전이 된 일본과의 최종전이 더 중요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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