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수지에게 ‘뀨띠쁘띠’라고 부르는 내모습, 오글거렸다. 내 스타일 아니다.”

배우 하정우가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을 통해 이병헌, 수지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들을 선사했다.

특히 수지와 극중 부부로 나오면서 나이 어린 아내에게 꽉 붙잡혀 사는 애교 많은 남편 캐릭터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웃게 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내 연기를 봤을 때 오글거렸다. (연기)할 때는 민망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수지의) 볼을 잡고 (애칭으로)‘뀨띠쁘띠’라고 하는게 제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원래 시나리오에 있었고 감독님들이 원해서 소화하려고 했다. 저에게는 가장 어려운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눈 뜨고 보지 못할, 굉장히 난해한 모습”이라며 엄살을 부렸다.

그렇다면 수지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하정우는 “큰 특이사항은 없었다”면서 “병헌이 형만큼 (함께 하는)분량이 많았으면 무슨 에피소드도 있었을텐데, 말그대로 그냥 좀 어색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알려지기로 수지를 제작진에 처음 추천한 건 하정우였다. 그는 “일단 (같은 소속사의)황보라 배우랑 배수지랑 드라마(‘배가본드’)를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수차례 자리를 갖고 ‘배회장’과 친해졌다. 그러던 중 이 아내 역할이 캐스팅을 난항을 겪고 있었다. 물론 여러 후보들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배수지가 이 역할을 하면 어떨까 감독에게 이야기하니 모두가 너무 새롭다 해서 ‘그럼 시나리오를 보내봅시다’ 하게 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배회장’은 하정우가 이번 영화를 통해 수지에게 붙여준 별명. 그만큼 친근감이 느껴지는 사이인데, 수지와 어색했다는 답은 의아함을 준다.

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역시 하정우가 꼭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성사됐다. 하정우는 “무조건 같이 하고 싶었다. 몇년 동안 형과 만나면 ‘같이 하자’ 말했다. 그래서 (하정우 제작의)‘싱글라이더’도 먼저 제안했다. 또 같이 할만한게 있을까 하다가 ‘백두산’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떠올랐다. 감독님과 상의하다가 병헌이 형이 하면 안성맞춤이겠다 해서 연락했다. 그때가 (이병헌 주연의 tvN 드라마)‘미스터 션샤인’을 찍을 때였다. ‘빨리 읽고 결정해달라’고 재촉했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마동석 캐스팅에도 자신이 기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석이 형이랑은 ‘신과 함께’ 프로모션으로 대만에 갔을 때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며 정신 없을 때 약속을 받아냈다. 감독들이 내게 감사해야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혜진, 그리고 깜짝 출연한 전도연까지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줄줄이 나오는 ‘백두산’이다. 주연배우로서 이들과 함께 하는 소감은 어떨까. 하정우는 “좋은 배우와 찍으면 마냥 좋다”면서 “주연배우로서는 흥행에 대한 부담이 반으로 준다. 짐을 좀 나눠질수 있는 좋은 선배와 하면 그런부분에서 좋은거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표현대로 흥행의 짐을 나눈 이병헌과는 브로맨스를 펼치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또한 하정우는 비밀작전에 투입된 남측 EOD 대위 조인창으로, 이병헌은 북한 무력부 일급자원 리준평 캐릭터로 극과 극 대비가 되는 모습으로 티격태격 주고 받는 재미가 컸다. 하정우는 “상반된 캐릭터들이 스토리를 끌고 가는게 영화적 재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창의 허술함을 극대화하고, 리준평의 완벽함을 극대화해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두사람으로 인해 코미디도 발생하고,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대했다. 뒤이어 “형이 개그 욕심이 있더라. 준평이라는 캐릭터가 그래서 더 입체적인 느낌”이라고 이병헌의 캐릭터 연기를 이야기하며 “재난 영화라고 해서 보는 내내 긴장감만 있으면 보면서 지칠텐데 숨통을 트일 수 있게 감독님이 배치해서 재미를 높였다”고 봤다.

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정우는 ‘백두산’의 매력으로 “스펙터클한 비주얼, 그리고 병헌이 형과 버디 같은 연기 호흡을 한 것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고 꼽을 정도로 이병헌과의 호흡에 자신하기도 했다. 촬영 중 가장 재밌었던 순간도 이병헌과의 호흡이라고 했다. 그는 “병헌이 형이랑 말을 주고 받을때 뭔가 연기하는 맛이 느껴졌다”고 했다.

사석에선 친했지만, 작품으로는 처음 만나 이병헌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점도 있을까. 그는 “굉장히 성실하다. 그렇다고 제가 덜 성실한 건 아니지만, 굉장히 열정적이다. 보통 자기 뒷모습 관리는 덜한다. 나는 80정도 한다면 병헌이 형은 앞뒤 다 100으로 연기한다. ‘우와~(열정이)20대다’ 했다. 그래서 제가 병헌이 형을 ‘연기기계’다 했다”고 답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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