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하정우가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보였다.

하정우가 최근 재난 블록버스터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백두산’은 이미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인데, 주인공인 하정우는 흥행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열일 행보 계획으로 긴장감을 보였다.

하정우는 “전 요즘에 ‘보스턴(1947)’(가제·강제규 감독)이라는 영화를 찎고 있다. 다음주면 국내분량이 끝나고, 다음달에는 호주 멜버른에 가서 막바지 촬영을 한다”면서 “‘백두산’ 끝나고 거의 못쉬고 시작을 했다. 올해는 정말 (내 스케줄이) 너무했다”고 돌아봤다. 영화 촬영 중간중간에는 개봉하는 영화들의 홍보 스케줄로 채워져 실제로 쉬는 날이 거의 없는 것.

“올해는 노화가 빨리 진행된거 같다”고 투정부리듯 말하는 하정우지만, 배우로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한 만큼 열일 행보를 하는 건 오롯이 하정우의 선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정우에게 쉬지 않고 달리는 이유를 묻자 “제 일이니까”라며 웃었다. 또, “2018년에는 8개월을 쉬었다. 지금 스케줄이 다닥다닥 붙은 건 그때의 후폭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뒤이어 “‘보스턴’이 끝나면 두 작품을 더 찍는다. ‘피랍’(김성훈 감독)으로 3월에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모로코까지 4개월을 해외에 있어야 한다. 가을에는 윤종빈 감독이랑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수리남’이라는 영화를 찍는다. 계산해보니 호주부터 8개월을 해외에 있는다”고 2020년을 해외 로케이션으로 꽉 채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해외 로케이션 계획만 들어도 남다른 규모가 예상되는 대작들에 줄줄이 나서는 모습인데, 큰 영화의 주연배우로서는 부담감이 상당할 듯하다. 이에 하정우는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저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를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방학영화 말고 조금더 미니멀한 사이즈의 영화를 하고 싶다. 갈증이 많다. 그런데 산업이 커지다보니까 그렇게 양극화 되는 것 같다. 텐트폴 영화는 더 거대해지고, 작은 영화는 더 작아지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자체가 10년전보다 줄었다”는 하정우는 “그래서 그런 갈증으로 제작으로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 같은 영화를 하고 기회를 엿보는 것 같다. 준비하는게 또 있다. 계속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이 말뿐 아니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하정우는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클로젯’(박가희 감독)은 그래도 미니멀한 영화다. 요즘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에 비하면 작은 사이즈다. 그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새롭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출작을 새로이 선보일 계획은 없을까. 이미 ‘롤러코스터’와 ‘허삼관’ 등을 통해 연출에 발을 들인 하정우다. 그는 “연출도 생각하지만, 2년 정도의 시간을 내야해서 당장은 생각 못하고 있다. 마음은 갖고 있다”며 배우로서의 활동에 더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준비하고 있던 영화는 “다른 감독에게 줬다”면서 “배우로 작품을 하고 있고, 시나리오도 때가 있으니까 잘 할 수 있는 감독에게 줬다”고 말했다.

하정우_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말고 개인적인 새해 목표는 없을까 물었다. 하정우는 머릿속이 영화로 꽉 찬듯 그 마저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답했다. 그는 “마음 한구석에 제가 찍고 싶은건 로맨틱 코미다. ‘노팅힐’ 같은걸 찍고 싶다.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는게 쉽지 않다. 작가를 섭외해서 그걸 쓰라고 해야하나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바람이 생긴 이유는 뭘까. 하정우는 “그냥 재밌을 것 같다. 일반적인 캐릭터를 해본지 오래됐다. ‘멋진 하루’의 그런 사람을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드라마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장르인데, 드라마로 눈을 돌릴 생각은 있을까 궁금했다. 하정우는 “영화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제 생각을 바꿀만한 뭔가가 있으면 생각은 늘 하고 있다. 드라마 현장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니 생각은 하고 있다. 다만 제 마음이 작품 하고 나서 연출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안으로 뛰어들갈 틈이 없다”고 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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