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연말을 맞아 은행권에 대규모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와 핀테크 중심 비대면 채널 확대 등으로 경영악화를 우려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우선 KEB하나은행은 1964~1965년생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8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자를 취합했다. 1964년생에게는 22개월치, 1965년생은 31개월치 평균임금을 각각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퇴직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이와 별개로 하나은행은 내년 1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40세 이상 직원을 상대로 준정년특별퇴직도 시행한다. 준정년특별퇴직자에게는 최대 27개월치 임금과 함께 재취업·전직 지원금 2000만원을 제공한다. 1970년 이전에 출생한 직원의 경우 자녀학자금과 의료비도 20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2~26일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 직원과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1962년생 직원이다. 대상자에게는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20∼36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올해 농협은행 명예퇴직 신청자는 610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3~1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 대상은 1964~1965년생 직원이다. 1964년생에 대해서는 30개월 평균임금을, 1965년생에 대해서는 36개월 평균임금을 지급키로 했다. 퇴직일자는 내년 1월31일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퇴직자들에게 부부건강검진권과 여행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퇴직시 직급을 1단계 상향하는 명예승진도 적용키로 했다.

최근 그룹사 경영진 및 주요 임원 인사를 마친 신한금융과 KB금융도 은행권 퇴직자 수요 조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매년 초 희망퇴직 수요를 조사해 왔으며,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예정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2015년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올해 감원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은 20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희망퇴직했다.

특히 올해는 오픈뱅킹 본격 시행으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종전보다 더 활성화될 전망이어서 디지털화를 위한 핀테크 분야 정보기술(IT) 인력을 대거 충원하기 위해서라도 ‘항아리형’ 인력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매년 시중은행에서 연말과 연초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도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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