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초협력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제공 | SK텔레콤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인공지능(AI)분야에서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협력이 절실한 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0’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AI 분야 초(超)협력을 제안했다. 국내 ICT 업계가 힘을 모으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초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에 국내 주요 ICT 기업들의 AI 분야 협력을 전격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은 이미 카카오와 AI 분야 협력을 논의한 바 있고, SK텔레콤은 그 중심에서 ‘하이퍼 커넥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AI 분야에서 초협력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ICT 기업 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그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미팅을 통해 AI 분야 협력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AI분야 초협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에게 말했더니 상당히 동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디어 분야에서 ‘웨이브(wavve)’를 초협력의 대료 사례로 꼽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지상파방송 3사와 손잡고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출범시켰다. 또 카카오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AI 분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웨이브가 초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난해 부산에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를 만났는데, 그가 같이 협력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명 변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계적으로 탈통신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이동통신업계 1위 브랜드인 ‘텔레콤’ 사명을 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통신 기업이 아닌 ‘ICT 복합 기업’으로 재평가 받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통신 매출이 60% 비중이다. 뉴 ICT 부문이 성장해 매출 비중이 50%를 넘보고 있으므로 정체성에 걸맞은 사명 변경도 고민할 시점”이라며 “통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초협력으로 ‘SK하이퍼커넥트’ 식의 이야기를 해봤다.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자회사 성장에 대해서도 계획을 밝혔다. 올해 본격적으로 MNO(이동통신) 부문과 New ICT(미디어·보안·커머스) 부문을 분리한 ‘듀얼OS’ 경영 체제를 도입해 기업 가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MNO는 5G(5세대 이동통신)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New ICT사업 비전으론 △유료가입자 1000만의 종합 미디어 회사 △연 매출 1조 클럽 ICT 융합보안 회사 △국내외 협력 통한 커머스 업계 게임 체인저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글로벌 협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는 이 같은 글로벌 협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박 사장은 “이번 CES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 CEO와 만나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논의했고, 조만간 성과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앞서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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