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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바통은 10구단 사장들에게 넘어갔다. 설 연휴 이전에 열릴 이사회(사장회의)를 통해 FA(프리에이전트) 제도 개선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개선된 제도가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선 2020시즌 개막 이전까지는 결론이 나야 한다. KBO도 데드라인을 2월로 설정하며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KBO 정금조 운영본부장은 13일 지난 10일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한국시리즈 형식과 1위 결정전 등 경기 내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눴다. 물론 1월 이사회를 고려해 FA 제도 개선 내용도 정리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실행위원회에서는 경기 내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FA 제도와 같은 경기 외적인 부분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들이 결정하는 게 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월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FA 제도 개선 여부와 시기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선수협 피드백을 바탕으로 12월과 1월 실행위원회에서 정리한 사안을 그대로 이사회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FA 제도 개선 시점은 2021시즌 이후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서 샐러리캡 기준선 마련을 제외한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며 신속한 개선을 요구한 만큼 구단들도 응답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11월 이사회에서 건넨 FA 등급제와 FA 취득연한 축소, 최저연봉 인상, 부상자 명단제도를 받아들이며 선수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외국선 선수 3명 출전과 육성형 외국인선수 도입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회장은 샐러리캡 제도를 조건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하루라도 빨리 FA 제도 개선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물론 모든 제도가 바로 시행될 수는 없다. FA 취득연한 축소와 최저연봉 인상, 외국인선수 관련 제도 변경 등의 사안은 스프링캠프를 3주 앞둔 현 시점에서는 무리가 따른다. 실행위원회 또한 제도에 따라 유예기간을 설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등급제는 2020시즌 이후부터 시행할 수 있으나 FA 취득연수 축소까지 이뤄질 경우 특정팀 FA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정 운영본부장은 “시행 시기를 잘 고려해야 한다. FA 제도 개선의 지향점은 전력평준화와 시장 활성화다. 둘을 하나로 묶고 각 제도의 시행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20년 동안 FA 제도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자 이제는 구단과 선수들이 스스로 살 길을 찾고 있다. 일 년 만에 가치가 급락한 안치홍은 롯데와 2+2 FA 계약을 체결하며 FA 재취득기간 4년 규정에서 벗어났다. 미아위기에 처한 중고참 FA들은 2018년 1월 채태인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참고하고 있다. 엄격하고 기울어진 규약으로 마냥 높은 벽과 마주하는 게 해답이 될 수 없음을 구단 실무자들과 선수들이 두루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칼자루는 10구단 사장들에게 넘어갔다. 정 운영본부장은 “설날 연휴 이전에 1월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에 제도 변경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다면 2020시즌 개막 이전까지는 제도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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