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호정 전문기자 soul@seoul.co.kr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들 앞에서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해 뼈 아픈 성찰을 하고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롯데그룹은 15일 오후 2시 신동빈 회장 주재로 2020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 강당에서 열린 회의에는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존의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자”고 주문했다.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유통 부문과 화학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기타 다른 부문의 성장도 둔화됨에 따른 우려를 표한 것이다.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성장해왔지만, 오늘날도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적당주의에 젖어 있어서는 안된다”며 “모든 직원들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도전해 나가는 위닝 컬처(Winning Culture)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대표이사들에게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 연말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신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자원 배분과 투자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 재검토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축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VCM을 진행한다. 상반기에는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하반기 VCM은 사업군별로 모여 각 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성장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2020 상반기 VCM에서는 2020년 경제 전망, 2019년 그룹사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등이 공유됐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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