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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유영. 이용수기자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피겨퀸’ 김연아(30)를 만난 ‘연아 키즈’ 유영(16)은 “속으로 팔짝팔짝 뛰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김)연아 언니는 한국을 빛낸 선수다.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했다. 이제는 내가 한국 피겨를 이끌고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뚜렷한 목표를 제시했다.

유영이 한국인 선수로는 11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거뒀다. ‘포스트 김연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영은 8일 서울 목동 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 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인 149.68점으로 최종합계 232.34점을 받았다. 일본의 기히라 리카(232.34점)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2009년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이후 11년 만의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태극기를 들고 은반 위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다 바닥에 깔아놓은 카페트를 보지 못해 넘어지기도 한 유영은 “한국에서 치른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 뿌듯하다. 부담도 많았지만 잘 이겨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트리플 악셀(3회전반)을 깔끔하게 성공해 후회가 없다. 이번 성공으로 트리플 악셀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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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 연기를 펼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가장 큰 소득은 ‘우상’ 김연아와 만남이다. 김연아는 이날 시상자로 나서 유영에게 인형을 전달했다. 유영은 “솔직히 (김)연아 언니인줄 모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마음속으로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며 웃더니 “4대륙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연아 언니가 선물까지 주셔서 큰 추억이 됐다. 언니가 ‘축하해요’라고 한 마디 해 주셨는데, 진심이 느껴졌다”고 감격해 했다. 그는 “연아언니는 한국을 빛낸 선수다. 나도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했다. 이제는 내가 한국 피겨를 이끌고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큰 포부를 드러냈다.

발목 통증도 있었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한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해낸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2016년부터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는데, 부상도 많고 훈련 시간도 부족했다. 지난해 비시즌 때 열심히 연습해 이정도 할 수 있게 됐다. 트리플악셀 성공률이 왔다갔다 했는데, 이번대회 성공으로 확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기 전 훈련 때 트리플 악셀을 하다 넘어졌다. 유영은 “관중들이 ‘괜찮다’고 응원해주셔서 위로가 됐다. 마음 편하게 스케이트를 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경기를 치르면서 복잡한 생각이 많았는데,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내달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는 유영은 “부담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 메달 욕심은 없다. 그저 클린 연기를 펼쳐 이번 시즌을 마무리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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