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빌딩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한진그룹이 4일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를 잇달아 소집해 전문 경영인 체제 보강, 사외 이사진 등을 대폭 확대한 안건을 제시했다. 사외이사는 김석동(67) 전 금융위원장과 정갑영(69) 전 연세대 총장 등을 추천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과 대척점에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내놓은 안과 비교해 독립적이고 전문성 높은 이사진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 전 위원장 등 5명을 신규 사외 이사로 추천하는 안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보통주 기준 주당 255원 배당안 등을 의결했다. 정기 주총은 오는 27일로 확정됐다.

이번 안건의 주요 골자는 신임 이사 후보를 대거 추천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현재 이사회를 사내이사는 신규 1명을 추가한 3명으로,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된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사임)를 제외한 3명에 신규 5명을 추가한 8명 등 총 11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선 사내이사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이 내정됐다. 하은용 사내이사 후보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조원태 회장도 사내이사직이 연임됐다. 조 회장 연임에 대해서는 그룹 임직원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경영 안정을 꾀하고, 현재 추진 중인 지배구조,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지속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석동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사외이사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 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다.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했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애쓴 금융·행정 전문가다. 박 교수는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 전문가이며, 임 대표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전문 업무를 수행해왔다. 한진칼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된 최 교수는 법률 전문가로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고 “심도있는 안건 논의를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진칼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을 배당하는 안을 결정했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약 50%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상법 제363조의2(주주제안권) 3항에 의거해 3자 연합의 주주제안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다만 한진칼 이사회는 3자 연합이 제안한 전자투표제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해당 안건은 적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는 주주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주총회와 같이 참석률이 높은 경우는 불필요하다는 점,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이번 주총에서 적용치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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