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고명진
11년 만에 울산 현대에서 재결합하는 이청용(왼쪽)과 고명진. 사진은 과거 FC서울 시절의 모습.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오랜만에 설렌다.”

11년 만에 ‘절친’ 이청용(31)과 울산 현대에서 재결합한 고명진(32)은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고명진은 4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어제 (메디컬테스트한) 청용이와 오랜만에 만났는데 설레더라”며 “11년 만에 같은 팀에서 뛰게 됐는데 나 역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고명진과 이청용은 나란히 2000년대 중반 FC서울 유스팀에서 성장하며 10대 때부터 일찌감치 프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가 20대에 들어서 각자 길을 걸었다. 이청용이 만 21세이던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에 입단했고, 고명진은 서울의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2015년 카타르 스타스리그 알 라이얀으로 이적했다. 지난해엔 크로아티아 1부리그 슬라벤 벨루포에서 뛰며 유럽 리그 경험을 쌓았다. 둘 다 30대 초반까지 해외에서 도전을 이어가다가 올해 K리그 복귀를 결심했다. 고명진이 일찌감치 울산행을 확정하며 동계 전지훈련을 소화한 데 이어 이청용도 극적으로 울산에 합류하면서 11년 만에 의기투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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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울산현대

고명진은 이청용이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보훔과 잔여 계약을 정리하고 울산 유니폼을 입는 데 조력자 구실을 했다. 우선 고명진도 이청용처럼 K리그 복귀 시 ‘친정팀’ 서울에 우선협상권이 있었다. 그 역시 서울 복귀를 고려했지만 기대만큼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때마침 지난해 MVP 김보경 등이 떠난 울산이 고명진의 손을 잡았다. K리그 우승 재도전을 목표로 둔 울산에 합류한 고명진은 K리그 타 팀 이적이 낯설었지만 무난하게 녹아들었고, 포지션별로 국가대표급 선수를 연달아 영입하는 팀의 추진력에 확신을 품었다.

최근 서울과 우선협상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울산과 협상했던 이청용도 먼저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고명진에게 여러 조언을 구했다. 고명진은 “당연히 청용이도 새로운 팀이니까 코치진, 동료들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았을 것이다. 특별한 얘기를 해준 건 아니지만 청용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나도 ‘다시 한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친한 선수가 있으면 새 팀에 적응하는 데 편한 건 사실이다. 우선 청용이는 기량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느냐”며 “상대 팀으로서는 청용이를 더욱 더 신경 쓸 것이다. 우리 공격진엔 다른 좋은 선수도 많으니 청용이를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울산이 기대한 것처럼 고명진도 이청용이 경기력 외에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여겼다. 그는 “축구 실력을 떠나서 인성이나 동료를 대하는 부분 등 귀감이 될 만한 선수”라며 “최대한 청용이가 잘 적응하도록 나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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