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방송사가 시즌제 토크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배우 이동욱, 가수 배철수에 이어 이번엔 도올 김용옥과 가수 이승철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변화를 맞은 토크쇼가 예능계의 치트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BS 토크 예능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욱토크), MBC 음악 토크쇼 ‘배철수 잼’에 이어 지난 11일 KBS2 ‘도올학당 수다승철’이 출범했다. ‘도올학당 수다승철’은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철학자 도올 김용옥과 가수 이승철이 초대손님과 함께 인생 이야기를 풀어가는 강연토크쇼다.

연출을 맡은 김종석 CP는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는데 인간성은 점점 메말라가고 소외돼가고 있는 거 같다. 이런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한번쯤은 고민해볼만한 주제들을 다루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는 최근 토크쇼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예능이지만 그 중심엔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 KBS2 ‘해피투게더’, MBC ‘라디오스타’ 등 가십성이 강한 토크쇼에서 ‘욱토크’, ‘배철수 잼’ 등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토크쇼로 방송사의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도올학당 수다승철’도 앞선 두 프로그램과 기획방향의 결은 유사하다. ‘욱토크’와 ‘배철수 잼’처럼 기존의 집단으로 모여앉아 단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가벼운 웃음으로 승화하는 토크쇼와는 차별화를 두려는 고민이 느껴진다. 단, 차별점이라면 철학적으로 한스텝 더 깊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김 CP는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대해 “강연과 토크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예능”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토크쇼들은 주로 입담풀이라는 재미에 방점이 찍혀있고 더 나아가 정보전달의 역할까진 했지만 통찰력 혹은 철학적 이해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김 CP는 “강연에도 예능적 요소가 있고 토크에도 강연 못지않은 통찰, 성찰이 담겨있다. 하나의 주제에 학자, 가수, 게스트의 세가지 관점을 강연과 토크가 혼재된 형식을 통해 볼 수 있다”고 기존 토크쇼와의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이 연이어 시즌제 토크쇼를 찾는 이유로는 ‘가십성’ 이야기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커진 것도 있지만, 최근 들어 시즌제로 제작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늘어남에 따라 위험부담이 줄어든 점도 작용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욱토크’는 12회로 종영했고, ‘배철수 잼’도 8회로 기획됐다. ‘도올학당 수다승철’ 역시 시즌제로 준비 중이다. 김 CP는 “아무래도 시즌제이다 보니 완성도에 더 신경쓰고 있다. 매회 주제와 게스트의 연관성을 높이려 하고 있고, 이미 전체 회차의 60%정도 섭외를 완료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청률과 화제성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된 ‘욱토크’는 이동욱의 첫 단독 토크쇼MC와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마지막회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성적표는 그 기대에 못미치며 종영을 맞았다. ‘배철수 잼’도 3%대를 유지 중이고, ‘도올학당 수다승철’은 첫회에 정우성이라는 초대형 게스트에도 불구하고 1.8%로 출발해 아쉬움을 남겼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KBS2,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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