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시청자들의 눈도 관련 프로그램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JTBC ‘방구석1열’, ‘막나가쇼’, ‘차이나는 클라쓰’, tvN ‘요즘책방: 책 읽어 드립니다’(이하 요즘 책방) 등 예능과 인문이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시의적절한 정보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영화와 인문학을 토크로 풀어내는 ‘방구석1열’은 2주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역주행 영화 특집으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한국의 바이러스 영화 ‘감기’에 대해 다뤘다. 무너진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준 ‘감기’의 명장면부터 코로나19로 촉발된 과도한 공포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봉쇄 전략’ 등을 영화 속 장면에 빗대어 이야기를 나눴다. 시청률도 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최고시청률을 경신해 관심을 입증했다. 오는 22일 방송에서는 영화 ‘월드워Z’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부터 코로나19 치료법에 관한 소문의 팩트체크까지 다룰 것을 예고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차이나는 클라스’에서는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가 출연해 코로나19의 실체와 예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서고 다양하게 구성된 패널들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지식을 나누는 강연 프로그램. 이날 방송에서는 일명 ‘바이러스의 저수지’로 불리는 박쥐에 대한 잘못된 통념,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등에 대해 문답을 나누며 코로나19를 둘러싼 각종 의문을 해소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유료가입가구기준으로 전국 시청률 4.1%를 기록, 올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김 교수가 과거와 달리 현대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를 두고 에볼라 등 바이러스와 비교해 설명하는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6.1%까지 올랐다.

코로나19를 담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넘어선 교양 예능은 또 있다. 방송인 김구라가 이슈가 되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 취재하는 프로그램인 ‘막나가쇼’는 ‘마스크 대란’에 이어 15일 방송에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신천지에 대해 파헤쳤다. 오랜 시간 신천지를 연구해 온 윤재덕 소장과 신천지 탈퇴자, 전국 신천지 피해자 연대 대표를 만난 김구라는 탈퇴자들이 신천지 교인들에 당했던 기상천외한 포교 수법 등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앞서 8일 방송에서는 해외에 거주 중인 현지 교민들과의 전화 연결을 해 세계로 퍼지고 있는 아시아인 혐오의 실체를 드러내고 더불어 마스크 대란으로 쏟아지고 있는 각종 ‘수제’ 마스크들의 효과에 대해 실험하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1% 초중반에 머물던 시청률은 15일 방송분에서 1.9%까지 오르며 2% 벽을 눈앞에 두게 됐다.

앞서 스테디셀러 책들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독서 프로그램 ‘요즘 책방’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현실과 꼭 닮은 모습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로 이야기를 나눴다. ‘페스트’는 감염병 앞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 작품. 게스트로 참여한 신경인류학자 박한선 박사는 ‘페스트’ 속 등장 인물들의 심리에 빗대 현 세태를 꼬집었다. 무엇보다 ‘요즘 책방’은 ‘페스트’를 재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공포감보단 함께 극복해야할 연대의식에 주목하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인문교양 예능프로그램들이 책, 영화, 강연 등으로 풀어내며 인문학적 재미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까지 전달해주고 있다. ‘방구석1열’ 김미연 PD는 “오래전 작품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코로나19 이슈와 맞닿아 교양 프로그램인데 다소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역시 시대와 영화는 떼어놓을 수 없는 거 같다”며 “사람들이 많이 보고 찾는다는 건 그만큼 궁금하다는 의미이지 않나. 그런 시청자들의 욕구와 프로그램이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고 코로나19 사태에 인문예능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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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