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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처|SBS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지난해 6월 방송된 원주 미로예술시장편. 순하고 인정많던 칼국숫집 사장님은 백종원, 정인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착하디 착한 사장님을 어떻게든 돕고 싶었던 백종원은 큼지막한 스텐 솥이며 갖은 집기를 들고 식당을 찾았었고, 식당 하시는 엄마를 보는 것같다던 정인선은 사장님의 영업도우미로 나서 구슬땀을 흘렸다.

행복하게 웃던 칼국숫집 사장님을 마지막으로 본지 8개월, 뜻밖의 항암치료 소식을 들은 두 사람은 뜻대로 되지않는 세상 일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18일 방송된 SBS‘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코로나19 위기관리 특집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김성주와 정인선은 자주 ‘휴업’ 표시가 붙어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원주 칼국숫집을 찾았다.

“맛도 변함없고 친절한데 사장님이 자주 자리를 비운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사진이 큼직하게 걸린 가게에는 백종원의 직접 쓴 안내문도 그대로 붙어있었지만, 그 옆으로 ‘휴업’ 안내표지 또한 있었다.

특유의 따뜻한 미소로 두 사람을 반긴 사장님은 스태프들 몫까지 과일이며 떡을 소복히 내놓으며 명절처럼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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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처|SBS

김성주는 “사장님이 연세가 좀 있으시니까…건강하시죠?”라며 물었고, 쑥쓰러운듯 한참 머뭇대던 사장님은 “내가 건강하지를 못해서… 안 좋은 게 걸렸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별안간 암에 걸려서 서울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했어. 이런 말 안하려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 모자를 쓰니까 손님들이 다 알 것같아. 머리가 빠지니까 안 쓸 수가 없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정기 건강검진 중 암이 발견됐고 전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 긴급 수술을 받았다는 것. 그는 “내가 일을 못해요. 무거운 걸 못 들어서. 지금은 3주에 한번씩 서울에 가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라고 말했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도 빠지고 기력도 쇠한 상태였지만 사장님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웃으며 걱정하는 이들을 되려 위로했다.

그는 “나는 하나도 안 무서워. 이만큼 행복했으면 됐지. 그래서 그냥 편안해. 여러분 덕에 정말 너무 행복했어.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는게 참 좋았고”라고 말했고, 그의 말을 듣던 정인선의 눈가는 금세 붉어졌다.

그는 “정말 여러분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셨고 덕분에 너무 감사했다. 내가 이 나이에 뭘 더 바라겠나.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까 편안하다. 아무 때 가도 난 더 행복을 누릴 게 없어. 근데 고마운걸 보답을 못하고 가니까. 그게”라며 고개를 떨궜다.

이에 김성주는 “보답하고 가셔야죠. 저희가 보답 안 받을랬는데 보답해주셔야겠네요. 꼭 보답하시라. 오래 보답받겠다”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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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처|SBS

두 사람이 온다는 소식에 아픈 몸으로 일찌감치 음식을 준비한 사장님은 푸짐하게 팥죽을 담아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동 중 화상연결된 백종원은 “내가 원래 가려고 했는데 성주씨가 자기가 팥죽이 전문이래서 제가 못갔다”며 밝은 목소리로 사장님과 인사했다.

백종원의 얼굴을 보며 “대표님 너무너무 보고싶었다”며 반가워하던 사장님은 갑자기 감정이 차오른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챈 백종원에게 김성주가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백종원은 허탈한 표정으로 “으유. 참 거지같네”라더니 결국 눈물을 쏟았다.

백종원의 눈물에 사장님도 “나는 괜찮다. 이렇게 웃고있지 않나. 울지 마세요. 아이고 이거 속상해 죽겠네”라며 눈물을 훔쳤다.

한참을 말을 못하는 백종원에게 사장님은 “모자쓴 게 더 이쁘지 않냐. 내가 팥죽 쒀 보낼게”라며 위로했다.

이에 백종원은 “이제 좋은 일만 있을 거니까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셔야 한다”며 당부를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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