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BO 이사회, 개막 일정을 어떻게...
정운찬 총재 등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 10개 구단 사장들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2020 KBO 정규리그 개막 일정을 코로나 19 확산 우려와 관련해 논의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 10개구단이 속앓이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은 경기 때문이다. 개막 시기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라 등돌린 광고주들의 마음을 되찾아올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24일 코로나19 대응 관련 두 번째 이사회를 개최한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 돼 일단 한 숨 돌렸지만, 구체적인 개막일정을 확정하는 게 급선무다. 광고시장 형성이 안돼 예산을 새로 짜야하는 상황이다. 입장수익과 각종 광고 등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키움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서브스폰서로 참여하려던 기업들이 시즌 개막이 뒤로 미뤄진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어 계약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때아닌 경영권 분쟁으로 내부 혼란까지 야기돼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다른 구단 사정도 대동소이하다. 유통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침체기에 들어갔다.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을 모그룹으로 가진 구단은 당연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중공업 휴업 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얘기들이 나와 오히려 구단 밖에서 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야구단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수준”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대표적인 스몰마켓으로 꼽히는 터라 모기업이 자금난에 빠지면 구단 운영이 어려울 수 있지 않느냐고 걱정하는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두산 관계자는 “우려할만 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KBO 핵심 관계자는 23일 “사무국에서 각 구단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 구단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내고 중계권을 산 방송사와 이동통신·포털 컨소시엄도 마찬가지다. 사무국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은 하루 빨리 개막일을 확정해 144경기를 채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수에 따라 노출빈도가 달라지니, 광고단가도 변할 수밖에 없다. 144경기 체제를 고수해야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경제논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기업의 투자 위축은 리그 산업화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KBO측은 “만약 올림픽 연기가 확정되면, 휴식기 기간 동안 11경기 정도는 소화할 수 있다. 올스타 휴식기를 고려하면 늦어도 4월 말에는 개막해야 한다”고 현실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5월로 넘어가면 포스트시즌 일정을 축소하거나, 대체 구장을 물색해야하는 등 또다른 플랜B를 만들어야만 한다. 개막을 한 달 이상 미룬 셈이라, 공백기간 발생하는 각 구단의 피해규모도 커진다. KBO는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개막 일정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적 여론도 무시할 수 없으니 코로나19 추이를 살펴보면서 최상의 시나리오를 짜는 게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 해법 찾기에 상당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산업화 시대로 접어든 터라 구단별 이해득실보다는 리그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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